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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초고강도 경영쇄신···오너家 화해 시급

[항공사 九사九생①]대한항공, 초고강도 경영쇄신···오너家 화해 시급

등록 2020.01.06 07:42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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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다운사이클, 지난해 영업익 80% 감소 추정인건비 줄여 수익둔화 방어···신사업 확보엔 속도가족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불안정한 경영환경 외부세력에 빌미 제공···브랜드 하락·내부 와해 우려

대한항공, 초고강도 경영쇄신···오너家 화해 시급 기사의 사진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이 불황 타개 방안으로 비용절감을 통한 내실경영에 나선다. 미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는 한편, 지배구조 개선으로 경영 투명성 제고를 추진한다.

하지만 오너일가간 분쟁 조짐이 드러나면서, 경영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회사인 한진칼 경영권이 흔들리면, 대한항공도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불황 탈출 비용절감 총력···“몸집 줄이고 신사업 키운다”=국내 항공산업은 다운사이클(업황부진)에 빠지고 있다. 특히 일본 여행 불매운동과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항공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9조6428억원, 영업이익13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8.2%나 위축됐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분기에는 약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2019년 총 영업이익은 1900억원이다. 전년 9398억원보다 80% 빠진 수치다.

시장에서는 올해 항공수요에 대해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시장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부침 장기화에 따라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역시 오는 2021년 하반기께나 대한항공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회장은 군살빼기로 업황부진에 대비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이상 감축한 데 이어 2013년 이후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유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항공사는 인건비를 줄이는 식의 방안을 택할 수밖에 없다.

또 마일리제 제도를 개편하며 적립률과 공제률을 손 봤다.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은 적립률을 대폭 높인 반면, 일반석은 항공권 운임 수준에 맞춰 기준을 변경했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데, 지난해 9월 기준 2조9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제도를 엄격하게 잡아 부채를 정리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항공업과 물류업, 여행업, 호텔업을 제외한 비주력 사업의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 구체화된 내용은 없지만, 대한항공 영업환경이 정상화되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신사업 개발은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회장 주도의 정보통신(IT)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플랫폼을 비롯해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 대기업 중 처음으로 IT서비스 시스템 전체의 클라우드 전환을 선언한 대한항공은 2021년까지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조원태 회장 경영권 위협···가족 갈등 봉합 필수=갑작스럽게 불거진 오너리스크로 안정적인 경영환경 구축이 쉽지 않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지배구조헌장을 제정·공표했다. 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권리와 이사회 의무 및 책임, 감사기구 운영, 이해관계자 권리 보호 등과 관련한 사항이 명문화돼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별 위원회 규정도 마련됐다. 여러가지 논란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 시장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이 같은 행보는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모펀드 KCGI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재선임을 위해서는 시장과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조 회장이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그룹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오너리스크가 또다시 노출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회장이 선대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을 어기고 독단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이틀 뒤인 25일에는 이 고문과 조 회장이 다툼을 벌인 사실이 외부로 퍼져나갔다.

이 고문과 조 회장은 곧바로 공동 사과문을 내며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존재한다. 조 전 부사장은 경영복귀를 요구하며 지분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 회장이 주총 전까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진칼 지배구조 리스크가 길어지면, 대한항공을 포함한 자회사 경영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오너일가간 내홍이 외부 위협 세력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조 회장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확산될수록 대한항공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물론, 내부 와해가 불가피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각도에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다만 오너일가가 이견을 모두 봉합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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