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대응 분주···기재부·한은 잇단 긴급점검회의내수 위축 불가피···사스·메르스 악몽 재현되나“내수 영향 아직 제한적···시나리오별 점검·분석”
28일 정부는 우한 폐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긴급경제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방역 등을 위한 예산지원 방안과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 방지를 위해 충분하고 신속한 예산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또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실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점검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중국 내 확산이 중국 소비 및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경제, 우리 수출 등에 가져올 파급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확산 정도,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부정적 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등 과거 사례를 참고해 관광·서비스업 등 내수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점검·분석하고 필요한 조치를 사전에 준비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설 연휴 중인 27일에도 비상회의를 잇따라 열어 신종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정부는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중 1차 무역합의로 마련된 세계 경제 개선 기대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잇따라 긴급회의를 연 건 최근 우한 폐렴의 확산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하면 올해 2.4%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경기 반등의 동력을 마련하려던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우리 경제에 상당히 악영향을 끼쳤다. 사스는 2003년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0.2%)을 1%포인트, 신종플루의 경우 연간 성장률을 0.1~0.3%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의 경우도 2015년 GDP를 0.2%포인트 감소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올해 연간 외국인 방한 관광객 수 목표치를 2000만명으로 잡는 등 ‘내수 위주’ 성장전략을 추진 중인데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관광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27일부터 국내외 단체여행을 전면 금지했다. 소비심리 위축도 걱정스럽다. 국내 소비와 여가 활동도 움츠러들면서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한폐렴 충격에 설 연휴 기간 국내외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연초 상승세를 타던 주요국 증시가 잇따라 급락하며 우한폐렴이 세계 금융시장에 ‘블랙스완(예상하지 못한 경제위기)’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우한폐렴 충격이 과거 사스 사태 때처럼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0.45%포인트 가량 끌어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현 시점에서 금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실물경제 영향이 아직 가시화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홍 부총리는 “내수 등 국내 경제활동의 경우 아직은 그 영향이 제한적이고 향후 전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사전에 마련해놓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선제적이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시장 안정조치를 단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한 폐렴의 치사율(3%)이 사스(9.6%)나 메르스(34.5%)보다 높지 않고 역대로 질병 이슈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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