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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군단 승기 잡을까···‘바닥’vs‘일시적 반등’ 팽팽

동학개미군단 승기 잡을까···‘바닥’vs‘일시적 반등’ 팽팽

등록 2020.03.26 16:28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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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매수세·경기 부양책에 반등 조짐개인투자자, 코스피 순매수 10조 돌파‘주가 바닥론’ 두고 전문가 의견 엇갈려

동학개미군단 승기 잡을까···‘바닥’vs‘일시적 반등’ 팽팽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공포에 1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가 어느새 1700선에 근접했다. 지난주 42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도 일주일 만에 500선에 복귀했다.

역대급 폭락장 속에서 기록적인 매수 행진을 이어온 개미들과 때마침 나온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더해진 결과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 방어에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최근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지수가 반등 기미를 보이자, 저가매수 전략에 나섰던 ‘동학개미군단’ 사이에서 승리를 예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개미들이 올인한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24일 10%대 깜짝 반등을 기록하자 “개미가 외국인에 승리했다”며 환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현재 반등은 일시적일 뿐,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겠다’는 신중론도 여전한 상황이다. 26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1735.75까지 올랐지만, 지난 1월 22일 기록한 올해 최고점 2267.25와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10조45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1월과 2월 각각 4조4830억원, 4조8974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더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0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또 증시가 본격적인 내리막을 타기 시작한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일과 24일을 제외하고 29거래일 중 무려 27거래일이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달에만 11조8166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집중 매도한 결과 코스피 순매도 규모만 11조6877억원에 달한다.

개인과 외국인이 물량 공방을 벌이는 사이 시장에서도 한동안 사라졌던 ‘주가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역시 ‘현 시점이 바닥이냐’는 질문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달 주가가 바닥이라고 진단했다가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들어 주식시장은 바닥 형성 이후 솟아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면서 “기존까지 쌓여있는 우려가 걷히는 속도가 빠르다고도 표현할 수 있는데, 이점을 염두에 두며 주식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실에서 추가 악재가 발생하더라도 주가가 무던하게 움직일 때가 바닥”이라며 “최근 며칠간 주식시장은 악재에 대한 반응 정도가 약화됐다. 뉴스에서는 연일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지만, 이에 대한 주가 반응은 무뎌졌다“며 현재 주식시장이 바닥권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허 연구원은 “한국 정부도 유동성 기근이라는 불을 끄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냈다”며 “증시 내부적으로는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 올랐다.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나, 가격 측면에서 최악의 고비는 진정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위기를 차단하기 위한 기제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 역시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부양책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진정돼야 경제활동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도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당분간은 증시에서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으로 시장 패닉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기대감이 생기는 순간”이라면서도 “아직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이나 경기 우려 완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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