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안 56.6%한진칼 추천 후보 전원도 이사회 진입3자 연합 측 후보 7인 선임안 모두 부결경영권 위협 여전···임시주총 등 장기전 예상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7일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당초 주총은 오전 9시로 예정됐지만, 참석 주식수 확정과 의결권 위임 중복 등 확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3시간 지연된 12시께 시작했다.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 있는 주식수는 5727만6944주다. 출석 주주는 3619명(위임장 제출 포함), 출석 주식수는 4864만5640주(84.93%)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전체 주식의 25% 찬성 ▲주총 참석 주식의 50% 찬성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정관 변경과 관련된 일부 안건을 제외하고는 찬반 투표를 따랐다.
이번 주총에서는 조 회장을 비롯한 기존 한진그룹 경영진과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정면 충돌했다. 양 측은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 후보의 선임과 정관 변경안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의 신규 선임안을 상정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 총 5인을 추천했다.
반면 3자 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전문경영인 후보로 올렸다. 또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 3자 연합은 서윤석·여은정·이형석·구본주 후보 총 4인을 사외이사로 제안했다.
결과는 조 회장의 압승. 조 회장 측이 이사회 진입율 100%를 달성한 반면, 3자 연합 측 후보는 단 한 명도 주주 과반의 찬성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출석 주주의 찬성 56.67%로 무난하게 통과됐다. 하은용 부사장도 57%에 육박하는 찬성표를 얻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진칼 측 사외이사 후보 5인도 출석 주주의 55~56%로부터 찬성표를 받았고, 이사 후보 전원의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3자 연합 측의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뽑히지 못했다. 특히 김신배 후보는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었음에도 불구, 의결정족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함철호 후보 역시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3자 연합 측 사외이사 후보 4인 전원은 선임안이 부결됐다. 이들 중 가장 높은 찬성표를 받은 서윤석 후보가 47.24%에 그쳤다.
이로써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조 회장은 이번 주총을 위해 40%가 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오너일가와 특별관계자(22.45%), 델타항공(10%), 카카오(1%)를 포함한 지분은 33.45%다. 여기에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3.8%)와 잠재적 우군인 한일시멘트(0.39%), GS칼텍스(0.25%), 경동제약(0.02%) 등도 힘을 보탰다.
국민연금이 전날 열린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에서 조 회장 측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 점도 주효했다. 한진칼 지분 2.9%를 쥔 국민연금을 조 회장 우호지분으로 보면 40.81%로 늘어난다.
3자 연합은 반도건설이 보유한 3.2%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수적열세에 놓였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주식은 KCGI 17.29%, 조 전 부사장 6.49%, 반도건설 5% 총 28.78%다.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2.2%)을 포함하더라도 30.98%에 그친다.
다만 이번 주총이 1차전에 불과한 만큼,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전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3자 연합은 현재 지분율을 46% 가까이 늘린 것으로 추산된다. 임시 주총과 내년 주총 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KCGI와 반도건설은 공격적인 지분 매입으로 각각 18.75%, 16.90%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 KCGI는 2018년부터 사 모은 ㈜한진 주식 60만주를 시간외 매매(블록딜)로 처분하며 약 152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시장에서는 KCGI가 이 자금을 활용해 한진칼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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