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3자연합 측 지분 85% 육박기관 물량 제외 유통량 10% 안될 듯KCGI·반도 실탄 확보···50%+1주 경쟁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일과 같은 7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27일 이후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마감한 뒤 이날도 장중 9만1200원까지 오르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 주가는 연초 3만9950원에서 출발해 86%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한진칼 주가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장기화 기대감에 뛰고 있다. 조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시 주총이나 내년 정기주총을 대비한 지분 매입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주가는 정기주총에서 패배한 3자연합 측이 향후 지분 추가 확보 이후 임시 주총을 통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주총에서 무조건적인 승리를 위해서는 지분 50%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 주주연합의 최근 지분율을 감안할 때 약 7.87%를 추가로 취득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자연합은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에도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42.13%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인 42.39%를 바짝 뒤쫓고 있다. 정기 주총에서 3자연합 손을 들어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대 등의 우호 지분을 더하면 45.84%로 앞서게 된다.
국민연금이 차기 주총에서 조 회장 손을 들어준다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도 45.05%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여전히 3자연합과의 지분 차이는 1%포인트를 넘지 않는다. 향후 지분 매입 추이에 따라 판세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남은 유통 물량으로 쏠리고 있다. 조 회장 측과 3자연합의 합산 지분이 85%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남은 지분은 15% 안팎이다. 여기에 기관투자자 등이 들고 있는 물량을 제외하면 실 유통물량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주가 상승에 개인 투자자까지 매수에 뛰어들면서 남은 물량은 5%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 주식의 씨가 마르고 있는 상황에서 양 측의 ‘실탄’ 확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 25일 KCGI 계열의 엔케이앤코홀딩스, 타코마앤코홀딩스, 그레이스앤그레이스 등은 ㈜한진 주식 59만9816주(약 152억원)를 매도했다. 이번 매도 물량은 KCGI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수한 것으로 향후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그룹 역시 16개 계열사의 자금력을 동원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 16.9%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약 4000억원대로 알려져있다. 2018년 기준 16개 계열사 순이익이 약 80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차기 주주총회에서는 지분율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양측 모두 차기 주주총회에서 패배가 확정될 경우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볼 때 양측이 앞으로 50.1%의 의결권을 선제 확보하는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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