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전환배치···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약속현실은 희망퇴직 종용···내부서 불만 터져 나와사업 특성상 전원 재배치 어려워···업계도 ‘갸웃’
일찌감치 삼성디스플레이는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퇴사나 다른 계열사 이동 권고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와 이동훈 사장의 소통 부재가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부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또는 삼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 이동을 권고 중이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3월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조 전환을 위해 올 연말까지만 LCD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이후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문제는 당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고 중소형 사업부나 퀀텀닷(QD) 사업부 등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뒤늦게 이 사안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내부 불만이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된 분위기다. 인사담당자가 장기근속자나 저성과자 등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나 계열사 이동을 권유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내부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자율적 희망퇴직이라고 하지만 퇴직이나 전직 권유 전화를 받은 사람은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인사 담당자들이 기한으로 못 박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강하게 압박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것이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면 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전환배치를 할 것이면 몇 명을 어디로 할 것이고 등 명확한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회사는 오로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으니 믿어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면서 “LCD 사업을 접어야 하고 미래를 바라보고 임직원 모두가 가야 하는 길이면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오락가락하면서 논란을 키운 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부 소속 임직원들이 불안감을 느껴 다소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LCD 인력을 공장 가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타 분야로 전환 배치한다는 방침엔 변함없다”면서 “희망퇴직 제도는 희망자만 상시 운영되고 있지만 연말까지 고객 물량을 생산해야 하는 만큼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독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누구를 콕 집어서 강제 퇴직 권고나 그런 것은 없고 작년이나 지금이나 임직원 수에도 차이가 없다”면서 “이번에 하는 희망퇴직도 상시적인 것인 데다가 LCD 소속 임직원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쪽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측과 노조가 기초 사실관계부터 입장 차이를 드러내면서 이동훈 사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의 추격 등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사업 구조 개선이 불가피한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그 가운데 민감할 수 있는 인력 구조조정 등은 차라리 허심탄회하게 처음부터 털어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LCD 사업부 인원 전원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다는 건 업계 특성상 쉽지 않은 일”이라며 “말 그대로 연말까지 전원 재배치를 하겠다고 했다가 그것이 되지 않으면 또 다른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통 부재를 꺼내 들 수 있는 사례로 노사가 지난 26일 아산 탕정면사무소에서 1차 본교섭·상견례를 했는데 이동훈 사장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당시 이동훈 사장이 현장에 나오지 않아 김범동 부사장만 참석하는 등 소통 부재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전부터 구체적인 구조조정 로드맵을 원한다고 여러 번 의사 전달을 했는데 받지 못했다”면서 “공문이 오가고 있는 상황인데 예정대로라면 6월 3일에 2차로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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