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지분 이달 초 50% 확보, 최근 추가 매수LG그룹 분리 후 50% 확보 처음···경영안정화 차원올 들어 오너 4세·특수관계사 등 전방위서 지분 매입코로나 주가하락 방어차원···차기후계 염두 책임경영도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 오너가 48명과 특수관계인의 ㈜GS 총 지분율(우선주 포함)은 지난 22일 기준 50.26%다. 이달 9일 정확히 50%를 찍은 데 이어 보름여 만에 추가로 지분을 매수했다.
오너가의 ㈜GS 지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것은 LG그룹과 분리된 이후다. 2004년 8월 당시 지분율은 38.45%였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주식을 사들였고, 3개월 뒤인 11월 지분율은 50.57%로 껑충 뛰었다.
주식 매입을 주도한 것은 ‘수’자 돌림의 3세들이다.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을 필두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이사회 이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등은 지분율을 최대 2%까지 늘렸다.
최대주주도 변경됐다. 그룹 초대 회장에 오른 허창수 전 회장이 이 시기에 주식을 2% 넘게 매집하면서 지분율은 5%대로 늘어났다. 4%대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가진 ‘오너 2세’ 고(故) 허완구 승산 회장을 앞지르면서, 본격적인 3세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3세들이 ㈜GS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린 이유는 경영권 안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LG그룹으로부터 막 독립한 만큼, 절대적인 지배력 확보가 시급했다. 이미 허씨 일가의 지분율은 40%에 가까웠지만,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독단적인 경영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이기도 했다. ㈜GS는 GS리테일, GS홈쇼핑, GS글로벌 등을 지배한다. GS칼텍스의 경우 지금은 GS에너지를 모회사로 두고 있지만, 당시는 ㈜GS 자회사였다. GS건설은 ㈜GS와 얽힌 지분관계가 없다. 하지만 오너일가가 30%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총수에 오른 허창수 전 회장의 영향력이 그룹 전반에 미치는 만큼, 사촌형제들끼리 지주사 지분을 나눠가져 견제한 셈이다.
오너가는 2006년까지 50%가 넘는 지분율을 유지했다. 1월 기준 지분율은 51.3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해 7월부터 오너가는 지분율 조정을 시작했다. 고 허완구 승산 회장과 허남각 회장 등 2세는 물론 허창수 전 회장 등 3세들도 주식을 일부 처분했고, 지분율을 50% 밑으로 떨궜다. 2011년에는 44%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 45~46%대의 지분율을 유지했다.
오너가의 주식 매입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1월 기준 46.48%이던 지분율은 5개월 만에 47.12%로 늘었다. 지분 확대를 이끈 것은 ‘홍’자 돌림의 4세들이었다.
때문에 허창수 전 회장의 퇴임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4세 맏형인 허세홍 사장이 GS칼텍스 대표이사로 경영전면에 나선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 했다.
실제 허창수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경영퇴진을 선언했다. 당초 임기를 2년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후임 회장에는 막냇동생인 허태수 회장이 오르면서, 4세로의 경영권 승계 시점은 뒤로 미뤄졌다.
승계 이슈는 해소됐지만, 올 들어 4세들의 주식 매입은 더욱 활발하다.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특수관계사들도 지분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오너가 지분율은 지난 1월(47.40%)과 비교할 때 반년 만에 3% 가까이 늘어났다. 당시 주가는 3만6000~3만9000원대를 오갔다.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최소 1000억원의 현금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한다.
㈜GS 주가는 지난해 말 5만3700원이었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탔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3월에는 3만2200원까지 떨어졌다. 전날 종가는 3만7500원으로 여전히 회복이 더디다.
또 향후 4세들이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게 되는 만큼,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GS 오너가의 지분율이 50%를 넘겼지만, 주가 방어를 위해 추가적인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가 해소되면 지분율도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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