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놀루션·HK이노엔·롯데바이오로직스 등 협력 확대현지 맞춤 전략으로 日 진입 장벽 돌파 시도유전체 데이터·CMO·의약품까지 사업 다각화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린바이오 및 분자진단 전문기업 제놀루션은 일본 프라임테크(PRIMETECH)와 핵산추출 장비 'NX-Duo' 시스템, 관련 소모품의 일본 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프라임테크는 일본에서 NX-Duo 제품군의 판매·상용화·홍보·유통과 유지보수·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프라임테크는 도쿄에 본사를 둔 생명과학 장비 유통 기업으로, 제놀루션은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일본 내 연구소·병원·진단검사센터 등 수요처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NX-Duo는 대용량 핵산추출이 가능한 자동화 장비로, 검사 모듈을 유연하게 구성해 연구·진단 현장의 운영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소개됐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장비뿐 아니라 전용 추출 키트 공급도 포함돼 장비 설치 이후에도 지속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제놀루션 측은 "일본 시장 안착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현지 파트너의 전문성과 제품 경쟁력을 결합해 일본 분자진단 및 생명과학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영역에서는 HK이노엔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앞세워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지난해 12월 일본 라퀄리아창약과 맺은 계약을 통해 일본에서 케이캡의 독점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는 사업권을 확보했다. 제3자 방식 증자를 진행하며 현지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는 설명이다.
케이캡은 2019년 국내 출시된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치료제로, 국내 시장에서 처방 실적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HK이노엔은 일본 시장에서 라퀄리아와의 협력을 통해 추가 파이프라인 공동 연구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본은 다케다제약의 P-CAB 계열 치료제 '다케캡'이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어, 케이캡은 현지 처방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일본 내 고령화에 따른 소화기 질환 수요가 크다는 점에서 시장 잠재력은 존재하지만, 선두 품목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적응증 전략과 처방 데이터 축적이 성패를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제조·공급망 측면에서도 일본 연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간 라쿠텐메디칼과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대상은 라쿠텐메디칼의 광면역요법 기반 두경부암 치료제로, 일본에서 조건부 조기 승인 체계 하에 상업 사용 경험을 확보한 파이프라인으로 소개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를 통해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생산을 지원할 계획이며,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 시설 가동을 기반으로 바이오컨쥬게이션 서비스 역량도 강화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소비자 대상 유전체·헬스케어 데이터 사업도 일본에서 확장 흐름을 보인다. SCL사이언스는 자회사 SCL헬스케어가 일본 유전자 분석 기업 AIOMICS와 합작법인 'SCL-AIOMICS'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JV는 일본 현지에서 AI 기반 유전체·후생유전체 검사 서비스와 유전자 데이터 기반 AI 추천 플랫폼,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SCL헬스케어는 분석 기술과 알고리즘, 운영 노하우를 맡고 AIOMICS는 현지 사업 운영과 플랫폼 확장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로, 규제·유통·소비자 접점을 보유한 파트너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확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일본형 진입 전략의 표준화'로 본다. 단순 수출보다 ▲독점 유통(장비·소모품) ▲독점 개발·판매권(의약품) ▲CMO(임상~상업 생산) ▲JV(데이터·플랫폼) 등으로 기능을 쪼개 현지 파트너와 결합하고,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빠르게 쌓는 방식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향후 일본에서 거둘 성과는 제품 경쟁력만큼이나 '현지 실행력(판매·서비스·규제·공급)'을 누가 더 촘촘히 설계했는지가 가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은 '신뢰'를 중요시 여기는 성향이 있다"면서 "소위 '트랙 레코드'를 잘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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