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네이버 지배력 남용해 카카오 시장 배제”‘CP가 정보제공 주체’vs‘확인매물, 지식재산권 있다’네이버, 법적 대응 예고 “카카오 무임승차 막는다”
7일 공정위는 네이버가 부동산정보업체(CP)와의 계약에서 자신들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을 두고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거래상대방이 경쟁사인 카카오와 거래를 방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 결과 카카오는 사실상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해, 최종소비자의 선택권도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네이버는 지난 2009년 부동산 서비스의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확인매물정보를 도입했다. 기존 매도인/임대인→공인중개사→부동산정보업체→이용자의 거래 구조에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을 위탁, 진성 부동산 매물만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가공된 정보에 지식재산권이 있다고 판단, 확인매물정보를 자사 부동산 서비스와 해당 매물 정보를 제공한 부동산정보업체 플랫폼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 당시 네이버와 부동산정보업체 간 계약에서 삽입된 ‘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이 카카오의 시장 진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봤다.
부동산정보업체가 주체적으로 매물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시스템 비용도 부담하기 때문에, 확인매물정보가 네이버의 지식재산권이 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네이버가 확인매물정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확보한 2건의 특허권 역시, 영업 방법에 한정했기 때문에 매물 정보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에 네이버는 억울함을 호소 중이다. 애초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경쟁사에 관련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해 혼자서 수십억원의 구축 비용을 부담했기 때문이다. 유지·보수 및 운영 비용을 합치면, 네이버가 투자한 금액은 더욱 커진다.
회사는 “도입 초기 공인중개사들의 반발로 부동산 서비스 트래픽이 5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등 시행착오를 거쳐 매물검증시스템을 어렵게 정착시켰다”라면서 “이후 경쟁사에서 자사의 확인매물정보를 아무런 노력과 비용 없이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어, ‘지식재산권’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도 공정위의 이번 조치를 두고 네이버가 확인매물과 관련한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게 된 배경을 살피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공정위 보도자료에서도 네이버의 확인매물검증 시스템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KISO와 협력해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부동산정보업체가 수집해온 정보이기 때문에 경쟁사에 제공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네이버가 2017년 추가한 모든 매물정보와 관련 3개월간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으로 카카오의 매물량과 매출량이 급감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2018년 4월 이후 부동산 서비스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경쟁사 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반 매물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네이버와 협력한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제휴로 양질의 진성매물 정보를 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양질의 매물 정보를 손쉽게 확보하기 위한 ‘무임승차’라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부동산 서비스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정보를 구축하다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2013년 광고수익을 포기하고 매물정보 제공으로 개편했기 때문에, 반발이 더욱 더 거세다. 네이버는 경쟁사 배제 의도가 있었다면, 자체 구축 모델을 포기할 이유도 없고 협력 의사를 타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 중이다.
한편 네이버는 공정위 판단과 관련해 “혁신과 노력을 통해 이용자 선택을 받은 결과를 외면하고, 무임승차 행위를 눈감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혁신의 움직임은 사라지고, 모든 경쟁자가 무임승차만을 기대해, 궁극적으로 이용자 후생은 손상이 될 것”이라며 “당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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