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내 실적이 먼저"···메리츠화재·KB손보·현대해상 확장보다 내실 승부

금융 보험 손보사 해외 공략 온도차②

"국내 실적이 먼저"···메리츠화재·KB손보·현대해상 확장보다 내실 승부

등록 2026.01.31 07:13

이은서

  기자

업황 둔화 속 국내 실적 회복에 초점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실적 부담 가중기존 해외법인 역량 제고로 안정적 성장 추구

메리츠화재, KB손보, 현대해상이 올해 국내 시장과 기존 해외법인 역량 제고에 나선다메리츠화재, KB손보, 현대해상이 올해 국내 시장과 기존 해외법인 역량 제고에 나선다

업황 둔화 속에서 일부 손보사가 성장 돌파구로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올해 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은 국내 시장과 기존 해외법인 역량 제고를 1순위 전략으로 택했다. 무리한 영토 확장보다는 국내 실적을 안정 궤도로 되돌리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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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손해보험사 업황 둔화 지속

일부는 해외 사업 확대 시도

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은 국내 및 기존 해외법인 역량 강화에 집중

현재 상황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구조적 부담 여전

보험료 인상 앞두고도 실적 개선 어려움

무리한 해외 진출보다 내실 다지기 우선

숫자 읽기

메리츠화재 인도네시아 법인 순이익 25억원, 시장 점유율 1% 미만

메리츠화재 연결 순이익 1조4511억원, 전년 대비 2.8% 감소

KB손해보험 3개 해외법인 순이익 39억원, 전년 대비 11.4% 증가

현대해상 3분기 누적 순이익 6341억원, 전년 대비 39% 감소

전략 변화

메리츠화재, AI 등 첨단기술로 효율화 및 국내 경쟁력 강화

KB손해보험, 기존 해외법인 내실화와 국내 보험 영업 강화

현대해상, 단기 해외 확장보다 국내 자본력 및 수익성 확보에 주력

주목해야 할 것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 모색 필요성 커짐

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은 해외법인 역량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진

잘못된 해외 진출 시 손실 위험 경고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보험료 인하가 장기간 이어진 데다 부품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악화되는 등 손해보험업계 전반의 구조적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상위 5대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3곳은 올해 신규 해외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를 서두르기보다 국내 영업 경쟁력 강화와 기존 해외법인의 수익성과 역량 제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규 진출의 경우 상당한 초기 투자비와 재원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은 안정적 이익 창출을 위한 체력을 비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유일한 해외 자회사인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현지 시장 내 비중이 작아 실적 기여도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인도네시아 법인 '메리츠코린도보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0% 증가했으나, 현지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에 그친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연결 순이익은 1조4511억원으로 업계 2위를 기록했지만, 업황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가 불가피했다.

김중헌 메리츠화재 대표가 2년 연속 신년사를 통해 업계 압도적 1위 달성을 강조해온 만큼, 올해는 해외 확장보다는 국내 영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선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업무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고도화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에도 나설 계획이다. 극강의 효율화 전략을 통해 메리츠식 선순환 구조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KB손해보험의 지난해 3분기까지 3개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은 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다만 미국법인(Leading Insurance Services, Inc.)은 지난 2022년 철수를 결정한 이후 정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6200만 원이 아직 회계에 반영되고 있다.

반면 중국법인(KBFG Insurance(China) Co., Ltd.)는 22억 원, 인도네시아법인(PT. KB Insurance Indonesia)은 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3.8%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중국법인의 경우 통지예금 금리 변화에 따른 투자로 수익을 냈고,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손해율 악화로 지난해 상반기 부진을 겪는 등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KB손해보험은 766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증가했으나, 대체자산 투자에 힘입은 성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올해 KB손해보험은 기존 해외법인과 국내에서 실질적인 보험 영업의 내실에 주력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법인의 경우 손해율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에도 나선다.

또 지난해 글로벌 매출 확장을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재보험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중국법인이 한국 기업 현지법인의 매출채권 미회수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을 제공하고 무역보험공사가 이를 재보험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장기·자동차보험 시장 지위 제고와 전 채널 신규 매출 확대에 주력한다.

현대해상은 장기적으로 신흥국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나, 당장 추가적인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 현재 미국·중국·싱가포르·베트남 4곳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지점은 일본과 미국에 2곳, 사무소는 영국·중국·독일·베트남에 각각 운영 중이다. 지난해 시장조사 차원에서 설립했던 인도 사무소는 폐점했다.

현대해상은 법인별로 순이익 등 세부 실적 공시를 하지 않는다. 중국법인은 지분 33%, 베트남법인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어 실적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닌 데다, 미국법인은 투자자문회사이고 싱가포르법인은 재보험 중개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보험 본업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형태다.

다만 지점과 사무소를 통한 해외 진출에서 수입보험료 수익이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도 해외에서는 영업채널 확대, 신상품 출시 등으로 현지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현대해상은 국내 시장에서 자본력 강화, 수익성 확보, 본업 경쟁력의 근본적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과 보험료 인하 누적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순이익은 63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신성장 동력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보험사도 있지만, 잘못 진출하면 해외에서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올해는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최우선으로 삼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보험사 캐노피우스에 역대 최대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삼성화재는 기존 해외 법인의 역량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법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특수보험사 '포테그라' 인수를 앞둔 DB손해보험도 기존 베트남 법인 2곳을 '전통 중심 대면 채널'과 '디지털·텔레마케팅 채널'로 기능을 재편해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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