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소식에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진행전일 5% 하락 이어 오늘도 8%까지 빠져증권가 긍정 전망 속 기관 물량 대거 출회보고서 음모론까지 “물량 넘길려는 거냐”
개인투자자들 간에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사업 전망에 LG화학에 투자했는데 ‘알짜’인 배터리가 빠져나갈 경우 투자한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LG화학의 주가 상승을 이끈 매수 주체는 바로 개인투자자들인데, 실제 동학개미운동 덕분에 LG화학의 주가는 연초 31만원대에서 최근 70만원대까지 두배 가량 오를 수 있었다.
개인들이 LG화학 배터리 분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분할 방식은 크게 물적분할과 인적분할로 나뉘는데 LG화학은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문을 떼어 내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삼는 방식이다.
반면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되는 기업을 분할 비율대로 나눠서 지배하게 되는 방식이지만, 물적 분할의 경우 LG화학 기존 주주들은 원래대로 LG화학 주식만 갖고 있게 된다. 즉 인적분할할 경우 현재 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지만 물적분할은 잘 나가는 사업부가 비상장 기업으로 독립한 후 유상증자나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진행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전지사업부가 인적분할을 할 경우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고, 물적분할을 택할 경우는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았다.
참다 못한 개인들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한다는 뉴스가 나온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LG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에 피해를 막아주십시요.”가 관련 게시글의 제목이다.
청원인은 “오늘 장에서 주주인 저희들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물적 분할 승인에 대한 뉴스가 나왔다”며 “미래성이 있는 배터리 분야는 분사를 해버리고 저희에게 의견을 묻지도 않는다면 저희 같은 개인 투자자는 저희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저희 투자금까지 모든 것을 손해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LG화학 물적분할 소식으로 울화통 터지고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우호적이다. 분할에도 기업가치의 훼손이 적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LG화학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먼저 대신증권은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현 시점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분사를 통해) 전지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하나금융투자에서는 아예 ‘분할방식에 대한 논쟁보다 생존과 기업가치 상승이 우선이다’라는 제목으로 “지금은 배터리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 전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석유화학이라는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재무적 시너지까지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가 훨씬 유리하다”면서 “물적분할이 생존과 기업가치 측면에서 주주가치 상향에 걸림돌이 될 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최초의 투자포인트와 석유화학 업싸이클(Up-Cycle)을 믿는다면 분할방식을 막론하고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도 ‘배터리 사업 분사는 기업가치 상승의 계기’라는 제목으로 “배터리 분사는 중장기 사업 경쟁력 확대 및 밸류에이션 회복에 단연 긍정적”이라며 “배터리 가치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LG화학 주가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소형 전지와 ESS 등 기타 전지부문도 추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분사 후 배터리 사업은 CATL과 비교를 통해 LG화학 전체 시가총액(48.5조원)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동차 OEM 등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 유치 경쟁 시 배터리 사업 가치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LG화학 주가 하락 시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우호적인 전망에도 개미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아니,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다. 더군다나 우호적인 전망에도 정작 증권사를 대표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오히려 전일 LG화학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사실도 밝혀지면서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다수의 개인들은 “그런데 기관들은 왜 팔고 있냐. 물량 넘길려고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보고서나 내고 있냐”라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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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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