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사회 안건서 빠져···“행정 처리 지연”정치권·환경단체 등 비판 여론 부담 관측“기한 정해지지 않아···사업에는 차질 없어”
2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이날 예정된 이사회에서 붕앙2 사업 안건을 제외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는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안건에 올라와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붕앙2 사업은 베트남 북동부 하띤성에 1200㎿급 석탄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22억달러(2조6000억원) 규모로, 한전과 일본 미쓰비시가 각각 40%씩 지분 투자를 한다.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사업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전은 2009년 4월 발주처인 베트남 산업무역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올해 3월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베트남 측은 올해 3차례 한전에 조속한 사업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자바 9·10호기 사업과 베트남 붕앙 사업은 일정에 맞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전이 국내외 출자 사업을 하려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사회 이전에 소관 부처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소관 부처인 산업부가 사실상 찬성 의견을 밝힌 것이다.
정부가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과 베트남 붕앙 2사업의 경우 일정대로 추진하기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한전 이사회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사실상 예측됐다.
하지만 정치권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이번 이사회 안건에서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제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4개 환경단체는 “한전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추진하는 석탄발전사업으로 배출될 온실가스는 수억 톤에 이른다”면서 “해당 사업이 추진되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길은 요원해진다”고 비난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전력공사법 일부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한전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금지하자는 것이 골자다.
한전 관계자는 “행정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번 안건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며 “베트남 건 이외에 해외 사업과 관련된 추가 안건이 있어 다음 이사회에서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사업 추진 일정이 예정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트남 정부가 앞선 결정을 뒤엎을 경우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사업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전의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예상이다.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에서 따로 기한을 정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사업 추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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