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란 재건시 우리 기업 수혜 기대감

부동산 건설사 이란 전쟁 명암④

이란 재건시 우리 기업 수혜 기대감

등록 2026.03.10 17:04

권한일

  기자

전후 인프라 복구시 발주량 급팽창 관측에너지·항만 노후화, 삼성·현대·대우·DL 등 경쟁력 부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걸프만 주변국에서 석유 저장시설과 정유시설, 해수 담수화 시설 등이 파괴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종전 후 이란 건설시장이 개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이란과 우호 관계를 맺어온 만큼, 종전 후 재건사업에서 우리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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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 시장 진출 어려움 지속

2000년대 이후 미국 주도 대이란 제재로 금융·투자 차단

2018년 미국 핵합의 탈퇴 후 제재 강화, 글로벌 건설사 이란 철수

숫자 읽기

국내 46개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행한 누적 공사액 171억 달러(25조6000억원)

DL이앤씨, 이란 내 22건 54억 달러(8조원) 수주, 전체의 35~40% 차지

이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2위, 인구 약 9000만명

주목해야 할 것

이란 인프라 노후화 심각, 대규모 투자·발주 필요성 대두

정권 교체 및 국제 제재 완화 시 외국 기업 입찰·수주 기회 확대 전망

국내 건설사, 중동 인접국 인프라 사업 경험 강점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5년 2월 삼성물산이 4100달러(한화 약 603억원) 규모 코람샤 항만 공사로 이란에 처음 진출한 뒤 DL이앤씨(구 대림),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설사 총 46개 업체가 이란에서 진행한 공사액은 171억4051만 달러(한화 약 25조600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우리 기업들이 이란과 국경이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등에서 이보다 몇 배에서 수십 배 많은 물량을 소화한 점과 대비된다.

이란 건설 시장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미와 서방 국가 배척을 노골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진출과 수주에 난항을 겪어 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면서 금융 거래와 투자 자체가 사실상 차단됐고, 해외 건설사들도 신규 프로젝트 입찰을 거의 중단했다.

2018년 미국의 핵 합의(JCPOA) 탈퇴 후 대이란 제재는 더욱 강화됐고 국내 건설사는 물론 글로벌 건설사까지 이란 사업에서 대부분 발을 뺐다. 이후 일부 기업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지사만 유지하거나 현지 상황을 관망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 같은 상황에 이란의 주요 정유·석유화학 설비는 물론 철도·항만·발전 등 국토 인프라 상당수가 수십 년 전에 구축된 뒤 현재까지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에너지 업계에서 이란이 향후 에너지 생산 능력을 늘리고 인프라를 현대화하려면 막대한 발주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은 자원은 물론 국토와 인구 등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다. 우선 원유 매장량은 세계 4위(약 1578억 배럴) 수준이며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리튬, 구리, 철광석 등도 풍부하다. 서아시아 2위의 국토 면적과 약 9000만명의 인구가 있어, 현지 인프라 사업 수요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이번 전쟁 후 재건 및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 등에 주목하면서 이란이 중동 수주 시장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국제 사회의 제재가 완화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외국 기업의 입찰과 수주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과거 이란에서 도로와 항만, 산업시설, 토목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재진출 시 경험을 내세울 수 있고, 시공 환경이 비슷한 사우디를 비롯해 카타르, 이라크, 바레인 등 인접 국가에서도 꾸준히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쟁력을 확인한 점도 강점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카타르 LNG 수출기지 저장탱크, UAE 원전, 사우디 열병합 발전소 등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입지를 유지 중이고, 현대건설은 이라크 초대형 해수 처리시설(WIP)과 송전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 개발과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등을 수주해 지역 내 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삼성E&A와 GS건설 역시 사우디 자푸라·파딜리 가스 플랜트 등 대형 가스·유틸리티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며 노하우를 쌓고 있다.

DL이앤씨는 올 초까지 이란 테헤란 지사를 운영하는 등 현지에서 사업 기반을 유지한 기업으로 꼽힌다. DL이앤씨가 과거 이란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는 총 22건, 54억 달러(8조원) 규모로 이는 국내 건설사가 따낸 전체 물량의 35~4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란 시장이 다시 열릴 경우, 이러한 경험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은 다른 산유국과 달리 상당히 폐쇄적인 측면이 강했고 정유시설이나 대형 플랜트 발주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여기에 자금 회수 등에 대한 우려가 커 회사에선 이란 프로젝트 입찰 자체를 안 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이란 현지 사업 진행이 어려워 우리 기업들의 프로젝트가 대부분 중단된 상태였지만 이란은 자원, 국토, 인구 등에서 잠재력이 크고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전후 파괴된 인프라 복원 사업 등이 대대적으로 전개되면 국내 건설사에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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