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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베트남 석탄발전 투자···반대론 넘어설 수 있을까

한전, 베트남 석탄발전 투자···반대론 넘어설 수 있을까

등록 2020.08.25 17:23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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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석탄발전 해외투자는 모순···기후악당 오명”한전 “국내기업 동반 진출···수익성 충분, 친환경 운영”28일 이사회 결정···말련 이어 베트남도 강행할지 주목

한전, 베트남 석탄발전 투자···반대론 넘어설 수 있을까 기사의 사진

한국전력이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해외석탄발전사업의 수익성과 환경문제에 관한 국내·외의 비판이 커지고 있고, 최근 국회에서 해외석탄발전 투자 금지법안까지 발의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25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성환·우원식·민형배·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해외석탄발전투자 금지법 4법(한국전력공사법·한국수출입은행법·한국산업은행법·무역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한전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석탄발전 참여 및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다음달 국회에서 통과되면 한전이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붕앙2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법안 통과 후 공포 즉시 시행되므로 한전이 베트남 등에서 추진 중인 석탄발전소 건립계획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현재 베트남 하띤(Ha Tihn)성에 120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지분투자 형태로 2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전의 투자가 결정될 경우 수출입은행도 8000억 원의 금융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전은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을 건설사로 참여시키려 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한전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마저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 붕앙-2사업은 지난 3월 KDI가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에서 1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수익성을 떠나 기후위기 극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현시점에 국내에서는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는 석탄발전을 지으려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해외 석탄발전에 투자한다는 점 때문에 국제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붕앙-2 사업으로 인해 30년간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억 톤에 달한다.

집권여당이 석탄발전 수출산업 금지를 법제화하려는 가장 큰 이유도 세계적으로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려는 흐름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국내에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허가를 금지하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함으로써 탈석탄발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여전히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여 파리협약 당사국으로서의 의무를 방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전측은 해외 석탄 화력발전소 투자가 해당 국가의 에너지 정책과 투자요청에 따른 것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 붕앙-2 석탄 화력발전소의 경우 사업성이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베트남 정부의 전원개발계획(7차)에 반영되어 추진되는 사업으로, 공공성,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최종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분석적 계층화 과정) 결과가 사업성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0.523으로 나와 사업 추진의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구식 기술이 아닌 대기 배출물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신 저탄소 친환경 기술인 USC(초초임계압) 기술을 활용하고 사업주 예상수익률 감소에도 추가비용을 들여 환경설비(탈질설비, 저탄장 덮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현지뿐만 아니라 국제기준(World Bank)보다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해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업계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등 국내 그린뉴딜 추진, 전기료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전력요금 체계 개편 등 정책과제 수행을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되는데 한전의 해외 투자까지 막으면 어떻게 투자금을 조달하느냐는 현실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탈석탄·탈원전을 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해외에서 요청하는 사업도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업계는 국내 석탄산업은 수출이 중단되면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업 포기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이 이 사업을 포기하면,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우리가 발전소를 완공하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노후 화력 발전소를 중단하기로 되어 있다. 노후 발전소의 경우 탄소배출량이 933kg/MWh인데 반해, 국내 '초초임계압' 기술이 적용될 발전소는 745kg/MWh 수준으로 탄소배출량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전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붕앙-2 석탄 화력발전소 사업 투자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지난해 1조3566억원이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한전이 ‘알짜배기’로 여기는 해외 사업을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도 진보진영의 반대론에 부딪쳐 진통을 겪다가 한전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어 ‘원안가결’로 투자 강행을 결정한 바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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