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퓨처스, 계열사 10곳이 출자한 벤처투자전문회사2100만 달러 규모 IDEO코랩벤처스 ‘크립토펀드’ 참여초기자금 간접투자 방식···경영자문 등 조력자 역할도허 회장 강조한 블록체인 등 디지털 역량 강화 연장선글로벌 네트워킹·혁신기술 확보 가능···엑시트 부담 완화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퓨처스는 최근 IDEO 코랩 벤처스(IDEO CoLab Ventures)가 조성한 2100만달러(한화 약 240억원) 규모의 초기 단계 크립토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IDEO 코랩 벤처스는 미국 디자인 컨설팅 회사 IDEO의 벤처캐피털 부문 자회사다.
크립토펀드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암호화폐)에 전문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나 디지털자산 상장을 준비하는 업체, 채굴 등 플랫폼까지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특히 독자기술 확보가 목적인 직접 투자가 아닌,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간접 투자 방식을 택한다. 포트폴리오에 따라 분산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 기회와 수익률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펀드는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의 미래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신생업체에 초기 자본을 대준다는 점에서 엔젤투자와 유사하다. 또 자금 지원뿐 아니라 제품, 프로토콜, UX·UI, 토큰, 브랜드 등에 대한 경영 자문과 전략 설계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맡는다.
IDEO와 GS퓨처스를 비롯해 미국 CSAA보험그룹 벤처캐피털 자회사 아반타 벤처스(Avanta Ventures), 캐나다 투자사 파인키아(Fineqia), 한국 한화자산운용 총 5곳의 기업이 핵심 파트너로 출자했다. 미국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와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트위터(Twitter), 미국 사모펀드 포트리스(Fortress) 등 기술회사나 금융기관도 힘을 보탠다.
허태홍 GS퓨처스 CEO(최고경영자)는 “블록체인 기술은 파괴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과 기업이 충분한 경험을 하지 못해 저평가되고 있다”며 “가치가 인정받으려면 투자자와 기업가, 정책가, 기업간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IDEO 코랩 벤처스(와 이번 펀드)가 중심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GS퓨처스는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 머테이오에 세운 첫 벤처투자 전문회사다. 지주사 ㈜GS와 GS리테일, GS글로벌, GS홈쇼핑 등 10개사가 총 1900억원을 출자했다. 애초 설립 예정일은 올 상반기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소 미뤄졌다.
지향점은 ‘에너지와 건설, 유통의 지속가능한 미래’다. GS퓨처스는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지분이나 지분연계증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유망한 회사를 발굴·육성하고, 이들과의 협업을 강화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확산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작년 말 GS그룹 수장에 오른 허태수 회장은 평소 디지털 신기술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올 초 신년사에서는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사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디지털 역량 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산업 성장세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블록체인이 2020년부터 향후 10년간 약 1조7600억달러(약 2000조원)에 달하는 GDP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GS그룹은 이번 투자로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유대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기술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네트워킹을 확대하면 다양한 혁신 업체와의 협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스타트업 신기술을 접목한 사업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기반의 블록체인은 활용성이 광범위하다. GS그룹 핵심 사업인 정유와 유통, 건설 등 전 부문에 적용 가능하다. 이미 일부 경쟁업체는 블록체인 기술을 선제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일하는 방식 혁신의 가속화로 이어진다.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상거래 결제 대중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크립토펀드 방식의 투자인 만큼,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도 완화된다. 기술 확보나 협력 관계 구축도 중요하지만, 그룹 차원의 투자인 만큼 대규모 차익 실현을 무시할 수 없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