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通 민명기, 국내·외 효율화 작업 잰걸음코로나19 악재에 상반기 해외 법인들 적자 이어져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롯데제과는 싱가포르·카자흐스탄·미얀마 지역 3개 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해외법인에서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 3분기에는 파키스탄, 네덜란드 법인이 순이익을 냈지만, 내년까지 관련 시장에서 눈에 띄는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2017년 롯데지주와 분할될 당시 일부 해외법인(파키스탄·카자흐스탄·유럽)을 롯데지주에 넘겼었는데, 이듬해 이들 기업을 재편입하면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2조881억원으로 23.2% 증가하면서 2조 대를 회복했고 영업이익은 97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5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06억원으로 전년대비 257% 크게 늘었다. 모두 종속법인인 롯데 콜손, 유럽 롯데제과 홀딩스, 라하트의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었다.
앞서 같은 해 1월에는 미얀마 1위 제과 기업인 메이슨의 지분 80% 인수하고 현지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해외사업 확장 기대감도 커졌다. 중국 시장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위기를 맞으며 신 회장이 돌파구로 제시한 ‘신남방정책’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가 타격을 줬다. 인도, 카자흐스탄 등 현지 자회사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서 로컬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서다. 특히 면세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길리안 초콜릿은 공항이 폐쇄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길리안의 내수·수출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40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23억원으로 20.9% 줄었다. 코로나19 방역이 국가마다 각각 달랐고, 특히 카자흐스탄, 인도 등 공장 운영이 중단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며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현지회사를 인수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롯데제과의 전략이 코로나19 시국에서는 악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 대표는 국내에서는 일부 제품 가격 인상, 사업 전반에서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외는 생산 시스템을 정리하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고, 앞서 6월에도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도 평균 10.5% 올렸다. 해외에서는 사드 보복 이후 롯데지주가 소유한 중국 공장 매각 등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민 대표가 다시 해외사업에서 구조개선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해외사업 전문가로 불리는 민 대표는 2018년 취임 후 중국법인 일부 공장 매각, 베트남 자회사 매각 등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에 신 회장이 해외사업 재점검을 주문하면서 민 대표가 다시 해외법인 옥석 가리기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해외법인은 3분기로 접어들며 실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서 “사업구조를 손본다거나 하는 계획은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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