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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CEO' 오규식 LF 부회장 또 연임되나?

'장수 CEO' 오규식 LF 부회장 또 연임되나?

등록 2020.12.23 17:05

수정 2020.12.23 17:09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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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회장 두터운 신임 연임 가능성 커사업 다각화·부동산 사업 안착시킨 성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유통업계 장수 CEO로 주목받는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이 3번째 연임을 앞두고 있다. 구본걸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오 부회장은 지난 2012년 구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사업 다각화 등에 힘쓰며 LF의 지속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한때 수익성 위기에 놓였지만 뚝심있는 경영 행보로 최근에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LF에 따르면 오 부회장에 대한 연임 여부는 내년 주총에서 결정되지만 ‘3연임’이 유력시 되고 있다. 오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10년 이상 LF를 이끌게 된 셈이다. 오너 경영을 제외하고 패션업계에서 오랜기간 CEO 자리를 지키는 건 드문 일이다. 오 부회장의 장수 비결로는 빠르게 변하는 유통환경에서 발빠른 미래성장 도모가 주효했다.

LF 관계자는 “패션기업을 넘어 생활문화 기업으로 안착하기 위해 이커머스와 미래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 판단하고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 부회장은 LG상사 심사과로 입사해 뉴욕지사와 금융팀, 경영기획팀장 전략과 재무영역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6년 LG상사에서 분사한 LG패션 최고재무관리자에 오른 뒤 LF의 안정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LF의 패션 불황에 온라인 사업을 선제적으로 주도하고 식품, 유통, 화장품 등 신사업을 개척했다.

단순히 ‘패션’에 그치지 않고 ‘의·식·주’를 총망라한 ‘종합 라이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 LF의 사업 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는 2014년 사명 변경 이후 2015년 LF푸드, 주류전문 인덜지 등 식음료 사업 진출에 이어 2017년 3월과 9월에는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와 구르메F&B코리아를 각각 인수해 외식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식품 분야로 넓혔다.

이 외에도 방송사(동아TV‧폴라리스TV), 액세서리 제조업체(이에르로르코리아) 등 업태를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기업들의 M&A에 나섰다. 그 결과 2014년 당시 20개사였던 계열사는 LF를 모기업으로 두고 자회사를 늘리는 형태의 M&A가 이어지면서 종속회사는 현재 41개로 늘었다.

이 중 가장 주목받았던 M&A는 2018년에 진행한 코람코자산신탁 인수였다. 자산신탁사는 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자산의 투자‧운영 업무 등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회사로, LF는 그해 11월 코람코자산신탁의 주식 111만8618주를 1898억 원에 사들였다. 다만 패션과 무관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우려의 시선도 따랐다.

그러나 오 부회장의 사업 다각화 선견지명은 점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3분기 LF의 패션 부문 영업이익은 27% 감소했지만 코람코자산신탁이 129억 원의 이익을 거두며 실적 방어에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람코는 현재 LF가 펼치는 사업 중 가장 안정된 사업 구조로 평가받는 가운데 위기 속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오 부회장은 모태인 패션 끌어올리기에도 충실했다. 실적이 부진한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철수하고 아울렛 등 비효율 매장을 접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온·오프라인 채널 연계를 통한 이른바 ‘040’(0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 구축은 지속 성과를 내는데 한몫했다.

LF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하자 온오프라인 통합 행보에 속도를 높였다. LF몰 스토어는 '매장에서 편하게, 온라인에서 싸게, 집에서 빠르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 브랜드다. 매장에서 의류 등을 직접 ‘체험’해 본 뒤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는 ‘옴니 시스템’인 셈이다.

LF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LF몰 스토어는 코로나19 한파 속에서도 평균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안팎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앞서 LF는 작년 GS강남타워 종합매장을 LF몰 스토어로 전환했는데, 시너지 효과가 상당했다. 점포 매출이 평균 70% 뛰고 구매자는 전년보다 3배나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LF는 현재 전국 20여개 곳에서 운영 중인 LF몰 스토어를 모든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F 측은 “해당 매장들은 코로나19 한파 속에서도 평균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 안팎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며 특히 20~30대 소비자 비중이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LF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490억 원, 영업이익 8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7.3% 줄어드는 것이다. 오프라인 가두점 중심으로 매출 성장세는 이루지 못했지만 어수선했던 코로나19 상황에 그나마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LF몰 공식모델로 박진영과 선미를 발탁해 신규 광고 캠페인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투자해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이라는 정체성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 LF몰은 매년 30~50% 성장하며 지난해 연 매출인 5500억 원을 돌파했다.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는 6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불황에서 온라인 대전환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이 연임 성공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한계에 직면한 패션 외에도 사업 다각화로 수익 구조를 마련한 것도 한몫했다는 평이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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