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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SK이노베이션 주가, 합의금이 열쇠”

증권가 “SK이노베이션 주가, 합의금이 열쇠”

등록 2021.02.16 07:44

수정 2021.02.16 08:01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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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애널들 “일정 및 액수 불확실성 제거돼야 안정” SK이노 “60일 안에 결정 보도는 약간 앞서 나간 해석”LG에솔 법무실장 언론 인터뷰서 “대화의 문 열려 있어”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지난 1월 회사가 배포한 현장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연합뉴스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지난 1월 회사가 배포한 현장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서 벌여 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관한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판결이 나오면서 증권가는 “두 회사 간 빠른 합의가 있어야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연초 급등한 주가가 안정을 찾기 위해선 ‘합의’와 ’합의금’이 키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가 지난 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에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생산과 수입 및 판매를 10년 동안 금지하는 최종판결을 내린 것은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며, 미국 대통령 심의 기간인 60일 이내에 LG에솔과 SK이노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분석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이 내놓고 있는 입장과 엇갈린 부분도 있다. 특히 SK이노 측은 60일 이내에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언론 보도가 쏟아지는 부분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두 회사가 최종판결에서 22개로 줄어든 영업비밀 침해 항목에 대한 전체 판결문도 받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 보도가 너무 단편적으로만 해석하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심의 기간 이후에도 SK이노는 항소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항소시 1~2년의 기간이 더 소요되고 델라웨어주 소송 역시 지연되며 이 기간 중에도 수입금지 조치 등 판결 효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물량을 기수주한 폭스바겐과 포드를 상대로 각각 2년과 4년 동안 납품이 허용됐지만 향후 조지아주 공장 양산과 추가 수주 활동을 위해서는 합의가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과거 사례로 볼 때 미국 대통령이 ITC 판결에 대한 인용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점도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총 6번의 인용거부가 발생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3년 8월 오바마 행정부 시기 애플이 삼성전자에 제기한 소송에서 당시 대통령이 국가경제 이익과 공익을 공통적으로 우선시하며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도 행정판사, 위원회 및 대통령 결정이 공익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는 리뷰(Review) 과정에서 SK이노가 주장하겠다고 밝힌 ‘공공의 이익’에 대한 판단을 위해 회사 당사자나 대리인 면접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전기차 파우치 배터리.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전기차 파우치 배터리.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솔-SK이노 분쟁의 가장 첨예한 화두로 꼽히는 합의금 수준은 두 회사의 고위 관계자를 취재한 업계에 따르면 최대 2조8000억원~최소 5000억원 범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두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외부에 발표된 적은 없다. 협상 중 비밀유지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가 합의금으로 주장하는 수 조 원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예비판결과 달라진 이번 최종판결에서 좁혀진 22개 영업비밀 침해 항목에 대한 각각의 제재 수위에 따른 합리적인 금액을 LG가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회사는 영업이익이 2조5000억원 적자였으며 배터리 사업 부문 매출액은 1조2000억원이었다. 영업적자는 4000억원이었다”며 “언론에서 거론되는 합의금 3조원은 미국 조지아주 1, 2공장을 10년 돌려도 벌 수 없는 돈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LG는 원하는 합의금을 제시한 이후 한 번도 (협상과 관련해) 룸을 연 적이 없고,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 안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제 LG가 진정으로 원하는 금액을 LG가 이야기해야 하고 판결문에 나온 제재 수위에 따른 금액의 합리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관련해 15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미팅을 해온 건 맞다. 저희 회사는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된다면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입장”이라며 “최종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합리적인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ITC 최종판결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5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2%(1만2500원) 하락한 28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개인은 326억원, 기관은 479억원 순매도했으며 외국인은 681억원(장외거래 제외)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의 누적 거래대금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1조756억원억원 순매수, 외국인 1조2988억원 순매도, 기관 3135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영향은 향후 합의금 규모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지아주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가 ITC 분쟁 판정 결과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한 배경도 합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진행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34조원, 영업손실 2조5700억원, 당기순손실 2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은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5800억원, 당기순이익 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 부문 흑자 전환은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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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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