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김정태 거취, 하나금융 이사회가 알아서 판단할 일”

“민간 금융회사 CEO 거취, 정부가 왈가왈부하면 안돼”

“회추위도 시장 안팎 우려 알 것···합리적 일처리 기대”

정책금융기관장 회동서도 ‘코로나 대출 연장’ 합의 추진

“은행권 괴롭히려고 일부러 ‘배당 축소령’ 내린 것 아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 내 뱅커스클럽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 간담회를 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4연임 도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민간 금융회사 CEO의 인사에 금융당국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은 만큼 회사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1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태 회장의 차기 하나금융 회장 연임 우려 문제를 묻는 질문에 “회장 선임 문제는 금융회사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하나금융 이사회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시장 안팎의 걱정과 우려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절차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연임 의사를 은연중에 밝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위원장으로서 금감원장의 거취를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윤석헌 원장의 임기는 오는 5월 초 끝난다.

이날 간담회에서 은 위원장은 5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출 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 조치 연장을 호소했다. 회장단은 은 위원장의 호소에 공감하면서 금융지원 기한을 오는 9월까지 추가 연장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지원 조치 연장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모델을 준비해서 금융지원이 더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정책금융기관과도 6개월 연장이라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금융지원의 계속된 연장으로 금융회사에도 리스크가 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충당금 적립이나 개별적 리스크 관리 활동 등 금융회사의 자발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은행권 배당 축소 강권 문제에 대해 은 위원장은 “금융회사를 괴롭히려고 강제로 배당을 축소하도록 한 것이 아니다”라며 “회장단에 배경 설명을 충분히 해드렸으며 관치를 하거나 개입을 할 계획도 없고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