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추위, 회장 후보에 김정태·함영주·박성호·박진회 선정현직 회장·부회장, 은행 부행장에 외부인사까지 골고루 포진코로나19 장기화 등 불확실성 확대에 김 회장 재신임 가능성 커
하나금융지주를 이끌 차기 회장(CEO) 선임 레이스가 윤곽을 드러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하나금융 회추위가 ‘조직 안정’을 강조한 만큼 김 회장의 1년 임기 ‘4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지난 15일 회의에서 4명의 후보자군(숏리스트)를 추려 발표했다. 후보군을 면밀히 살펴보면 내부인사로 3연임을 성공한 김정태 현직 회장과 그룹 내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고,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진국 하나금융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등은 이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주식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고, 지 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제재가 남아 있다. 이밖에 장 사장은 작년 1월 DLF 사태로 금감원 제재위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후보들에 대해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주주총회 2주 전 새 회장을 확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르면 2월 내, 늦어도 3월 초까지 차기 회장의 인사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 회장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매우 유력해졌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다만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도록 돼 있다.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하더라도 내년 주총까지 약 1년의 임기만 더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동안 차기 회장 후보 1순위로 꼽혀온 함 부회장보다는 김 회장의 4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다른 유력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함 부회장 또한 법률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함 부회장은 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연임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채용비리 재판이 3월 말로 미뤄졌고 DLF 중징계 관련 행정소송은 4월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김 회장의 연임을 통해 유력 후보들에게 닥친 법률리스크를 해소할 시간을 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임기간 실적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명분도 충분하다. 특히 지난해 하나금융은 2조63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0.3%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과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또한 다크호스로 꼽히지만 박 부행장은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외부후보인 박 전 행장은 내부지지가 약하다는 점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직 내 안정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김 회장의 ‘1년 재신임’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차기 회장 유력 후보들마저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어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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