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문재인 대통령에 사의 표명LH사장 시절 직원들 땅투기 ‘결정타’文 “2·4대책 입법 기초는 마무리해야” ‘조건부 수용’에 ‘한시적’ 직 유지
다만 문 대통령의 ‘조건부 수용’으로 변 장관은 일단 직을 유지하지만 사실상 ‘식물 장관’으로 머물 공산이 크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변 장관이 오늘 오후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유영민 비서실장이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의 사의 표명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8일 임명된 변 장관은 '시한부 장관'으로 활동하게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되, 기왕에 내놓은 2·4 공급대책의 기초작업까지는 하고 나가라는 청와대의 결정 때문이다.
LH 땅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상당수 사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 시절 자행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변창흠 경질론'이 증폭된 점도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신도시 조성과 토지보상 업무를 맡은 공공기관인 LH의 직원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로 국민에게 봉사하기는커녕 업무 과정에서 익힌 지식으로 투기에 나섰다는 사실로 국민의 공분이 높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변 장관이 직전 LH 사장이었고, 그가 재직하던 때 LH 직원들의 땅 투기가 집중적으로 일어났기에 그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여론이 많다.
변 장관의 후임은 4·7 재보선 전후에 정해질 전망이다. 이는 역대 국토부 장관 중 최단 재임기간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토부 초대 장관인 서승환 전 장관은 2013년 3월 13일부터 2015년 3월 13일까지 2년간 임기를 채웠다. 이후 유일호 전 장관은 2015년 3월 16일부터 2015년 11월 10일까지 약 8개월간 국토부 장관 자리를 지켰다. 강호인 전 장관은 2015년 11월 11일부터 2017년 6월 21일까지 1년 7개월간 국토부 수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취임한 김현미 전 장관은 2017년 6월 21일부터 2020년 12월 28일까지 3년 6개월여간 자리를 지키며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변 장관은 지난 2020년 12월 4일 김현미의 후임 국토교통부장관으로 지명됐다. 학자로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사회주의적인 성향을 보여왔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선거 캠프에서부터 줄곧 자문단으로 활동해 왔다.
지난 2월 4일, 취임 후 첫 부동산 대책으로 '공공주도 3080+'를 발표했다. 2.4 대책의 주요 골자는 2025년까지 서울에 32만호, 전국에 83만호를 공급하는 것으로, 기존에 용적률 등의 문제로 비효율적으로 사용된 토지를 활용한다고 한다. 3기 신도시로 127만 호를 공급하는 와중에 83만 호까지 추가로 공급되면서 수년 내로 약 200만 호의 주택이 대량 공급될 예정이었다.
이후 같은달 24일 변 장관은 부산시가 산정한 사업비 7조5000억원 대비 4배에 가까운 28조70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가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변창흠 장관을 대동하고 부산으로 떠나 가덕도 인근 해상 선상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후 변 장관을 질책하자 입장을 바꿔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찬성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이날 변 장관은 최근 불거진 LH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결국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
일단 변 장관은 한시적으로 장관직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당장 3월 임시국회에 있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도입을 위한 공공주택특별법과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주거환경 정비법 처리를 앞두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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