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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C의 이상한 정관변경···신상철 대표 해임 땐 보상금 50억?

EDGC의 이상한 정관변경···신상철 대표 해임 땐 보상금 50억?

등록 2021.03.22 08:0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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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정기주총서 정관변경...이사 해임 및 보상금 규정 신설경영진 능력 의심하는 주주들...“납득 못 해...배임 해당할 수도”솔젠트 잃고 주가 급전직하...“내년 상반기부터 수익성 크게 개선”

EDGC의 이상한 정관변경···신상철 대표 해임 땐 보상금 50억? 기사의 사진

EDGC가 신상철 공동대표 등 경영진이 강제 해임될 경우 최대 50억원에 달하는 퇴직보상금을 받도록 정관변경을 추진한다. 이에 대해 주주들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솔젠트 경영권 분쟁 완패 이후 주주들의 불신이 커지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EDGC는 오는 3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8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EDGC는 이번 주총에서 신상철 대표의 사내이사 중임, 기타비상무이사 및 상근감사 선임 등을 의결하고 일부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EDGC의 주총 안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정관변경’이다. EDGC는 이사의 해임과 이에 대한 보상액 규정을 정관에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경영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게 회사 측 복안이다.

◇주총 결의로 이사 해임 가능...본인 의사에 반하면 보상금 최대 50억원
정관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사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수에 의한 주총의 결의로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이사가 본인 의사에 반해 해임되면 기존 퇴직금과 별개로 대표이사에게 50억원, 이사 각 1인에게 25억원을 각각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반면 기존 정관에는 이사의 해임에 관한 규정이 없고, 이사의 퇴직금에 대해서도 “주총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라고만 돼 있다. 그렇다면 EDGC는 무슨 이유로 이 같은 정관변경을 추진하는 걸까.

이에 대해 주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EDGC 주주 A씨는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안이 주총에서 가결되더라도 지배주주와 합의가 안 되면 50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보상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경영진의 능력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정관에 이런 내용을 넣는다는 게 주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개선된 실적은 상장본사인 EDGC가 잘한 게 아니라 합병된 EDGC헬스케어 덕분”이라며 “이 같은 정관변경은 자리를 잃더라도 한 몫 챙겨서 나가겠다는 경영진의 생각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법적인 해고도 당하지 않겠다고 정관에 명시하는 건 보기 드문 사례”라며 “대표이사가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삿돈을 방패로 삼는 것이 배임에 해당하진 않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헬스케어 합병 성공적...본업 수익성 개선은 지지부진
업계 안팎에 따르면 신 대표를 비롯한 EDGC 경영진들은 솔젠트 경영권 분쟁 이후 주주들의 신임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만큼 실적이 오르지 않고 있고, 경영권 분쟁 여파로 주가도 급전직하했기 때문이다.

EDGC는 지난해 2분기 첫 흑자(분기 기준)를 달성하며 연간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지난해 총 매출액(925억원)은 전년 대비 38.7% 가량 증가했고, 영업손실(51억원)도 전년에 비하면 40% 가량 개선됐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개선은 자회사였던 EDGC헬스케어와의 합병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해 EDGC에 흡수합병된 EDGC헬스케어는 체외진단기기 판매 및 임대가 주력사업이다. 지난 2019년 매출액 507억원, 당기순이익 27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있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567억원, 영업손실 85억원에 머물렀던 EDGC와 대조적이다.

◇솔젠트로 600억 CB 발행하고 주가 띄운 EDGC...경영권 내주고 치명상
결정적으로 EDGC는 관계사인 솔젠트의 경영권을 석도수 대표에게 내줬다. 지난해 8월 솔젠트에서 쫓겨났던 석 대표는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경영권 탈환에 성공했다. 솔젠트의 진단키트 판매 계약 건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EDGC로선 치명상을 입은 셈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솔젠트와 합병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언론에 흘린 신 대표는 600억원에 달하는 공모 CB를 발행하고 주가도 부양했다”며 “진단키트 업체인 솔젠트가 큰 관심을 얻는 틈을 이용해 투자수요를 끌어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EDGC 주주들은 솔젠트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했던 것으로 안다”며 “캐시카우인 솔젠트를 결국 잃게 됐기 때문에 주주들의 불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5000원대까지 떨어진 주가...EDGC “액체생검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
내우외환을 겪은 EDGG의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해 초 폭락장 당시 7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솔젠트의 활약에 힘입어 두 차례(3월말·8월초)나 2만원에 근접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연말부터 힘이 떨어지더니 올해 1월 다시 7000원대로 복귀했다. 이달 3일 무상증자를 공시한 EDGC의 주가는 5260원(17일)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편 EDGC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진 건 솔젠트 이슈 때문이지 회사에 문제가 있다거나 주주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지 못해서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앞으로 자연스럽게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EDGC의 매출액은 창립 이후 매년 두 배 가량 성장하고 있고, 연구개발비가 많이 소요되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질 뿐”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액체생검이 내년 상반기쯤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절차를 통과하면 수익성이 큰 폭으로 오르고 흑자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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