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장 철수·베트남 진출 좌절 해외 사업 연속 고배 말레이시아 기업 손잡고 530개 매장 전환 계획 주도아세안 신남방 국가·인도 시장 진출 등 해외 진출 목표
그러나 이란과 베트남 시장 등 해외 진출에 연이어 실패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는 이번엔 말레이시아를 공략했다. 독자 진출은 현지화에 실패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현지 업계 상위권 기업과 손을잡고 나선다. 홍 대표가 그간 해외 진출 실패에 대한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을 열었다. BGF리테일은 작년 10월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홀딩스의 자회사인 MYCU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마이뉴스홀딩스는 현지 편의점 업계 2위로 현재 약 53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CU는 이달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신규점 개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기존 마이뉴스닷컴 점포도 순차적으로 CU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의 해외 사업은 곡절이 많았다. 홍정국 대표가 BGF 경영전략부문장을 맡던 때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이란, 베트남 진출이 모두 좌절됐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2013년 BGF 그룹에 입사해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발굴하는 중책을 맡아왔다. CU가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공을 인정받아 홍 대표는 2017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2019년 말에는 BGF 대표로도 선임됐다.
BGF리테일은 국내 편의점 업체 중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7년 이란의 엔텍합 투자그룹 내 신설법인 ‘이데 엔텍합’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 테헤란에 국외 1호 매장을 냈다.
BGF리테일은 1990년부터 일본 훼미리마트와 계약해 로열티를 지불하고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2012년 독자 브랜드 CU를 도입한 이후 5년 만에 자체 브랜드 수출까지 성공한 것이다. BGF리테일은 1년 만에 9개 점포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2020년 매장을 1000여 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재개되면서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란 내 경제 위기가 고조돼 가맹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엔텍합은 약속한 가맹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BGF리테일은 엔텍합으로부터 받아야 할 46억 원을 대손상각 처리했다. 결국 이란 진출 1년여 만에 철수하는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란 시장에서 쓴맛을 본 홍 대표는 이듬해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BGF리테일은 베트남 CUVN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2020년 상반기 1호점 개점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베트남 진출을 백지화했다. 국가 간 이동금지로 관계자들이 베트남으로 들어갈 수 없어 점포 오픈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이란과 베트남 사업은 좌초됐지만, 몽골 시장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BGF리테일은 2018년 몽골의 센트럴 익스프레스 측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8월에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6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다. 현재 몽골에서 운영하는 매장 수는 100여 개에 달한다.
BGF리테일은 몽골의 성공을 발판삼아 해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몽골은 현지 즉석식품을 강화하고 이번에 진출하는 말레이시아는 ‘한국형 편의점’을 내세워 공략한다. 한국무역협회와도 업무 협약을 체결해 추후 신남방 국가와 인도 등으로 영토를 넓히는 등의 신규 해외사업 검토에도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어떤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CU 말레이시아 파트너사의 의지와 역량이 충분하다면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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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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