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이란·베트남 진출 좌초300억 투자한 헬로네이처 적자 지속코로나19에 본업 편의점도 ‘흔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해 9월 베트남 CUVN와 체결했던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지난 6월 29일부로 해지했다.
CUVN은 베트남 현지 유통업체인 SNB와 기업들이 베트남 CU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한 편의점 전문 운영회사다. BGF리테일은 당초 올 상반기 베트남 1호점 오픈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해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베트남 진출을 백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체결했던 CUVN와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합의 종료했다”며 “추후 코로나19 사태 등 변화하는 경영환경을 고려하여 재진출 시기 등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의 해외 사업이 좌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GF리테일은 이란의 엔텍합 투자그룹 내 신설법인 ‘이데 엔텍합’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7월 이란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1990년부터 일본 훼미리마트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브랜드를 사용하던 BGF리테일이 2012년 독자 브랜드 CU를 도입한 이후 5년만에 자체 브랜드 수출까지 성공한 것이다. 특히 국내 편의점 업체 중 해외에 진출한 최초 사례였다. BGF리테일은 1년만에 9개 점포까지 확보하면서 202년 1000개 점포 확대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BGF리테일의 이란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트너사의 경제적 여건이 악화했고 약속한 가맹금도 지급 받지 못했다. 결국 BGF리테일은 1년여만에 이란에서 철수했다.
CU의 이란, 베트남 진출은 모두 홍정국 대표가 BGF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BGF 경영전략부문장을 맡던 때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과제다.
홍 대표는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BGF그룹에 입사해 편의점의 해외 진출을 포함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육성하는데 집중해왔다. 이 공로를 인정 받아 홍 대표는 2017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BGF 대표에도 선임됐다.
해외사업뿐 아니라 홍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 중 하나인 헬로네이처 역시 부진하다. 홍 대표는 2018년 온라인 신선식품업체 헬로네이처 지분 50.1%와 경영권 확보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5년 안에 헬로네이처를 업계 1위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아직도 적자를 보고 있는 데다 수익성이 심각하다.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매출액 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이 155억원으로 1.9배나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196억원까지 치솟았다. 매출에 비해 손실 규모가 지나치게 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사업을 존속할 이유가 없지 않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뚜렷해 ‘기사회생’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문제는 코로나19로 본업인 편의점 사업이 흔들리면서 신사업 투자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BGF리테일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2조9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이 27.8% 줄어든 630억원에 머물렀다. 주력 계열사 BGF리테일 실적이 악화하면서 지주사이자 신사업을 주도하는 BGF의 실적도 흔들렸다. BGF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028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4%, 69.4% 줄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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