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로 올라선 점을 언급한 뒤 "이러한 추세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일요일이나 월요일, 화요일은 주말 검사량 감소에 의한 효과가 있다. 그것이 사라지는 첫날이 수요일로, 오늘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714명으로 증가한 것도 이런 결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추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단계 조정을 하는 데 큰 요소"라면서 "금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고 거리두기 조정이나 방역조치 즉, 영업시간 제한과 관련한 강화 부분을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9일 거리두기 3주 재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악화하면 3주 이내라도 언제든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현재 밤 10시까지인 수도권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9시로 1시간 당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재검토 기준으로 지역발생 확진자 600∼700명대를 제시했다.
윤 반장은 이와 관련해 "명확하게 '600명', '700명' 이런 숫자를 말하는 것보다는 현재 증가 추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어떤 특성과 양상을 보이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방역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달 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는 하루 평균 625.1명이다. 이는 거리두기 기준상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주일간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422.0명으로, 직전 한 주(324.6명)보다 97.4명 늘었다.
비수도권의 일평균 확진자는 203.1명으로, 경남권(89.3명)·충청권(48.3명)·호남권(32.1명) 등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봄철을 맞아 이동량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10∼11일 이틀간 휴대전화 이동량은 수도권 3천476만건, 비수도권 3천667만건 등 총 7천143만건으로 집계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직전 주말 대비 각각 10.1%(319만 건), 19.1%(589만 건) 늘었다.
윤 반장은 "이동량은 3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1월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날씨가 좋았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방역 긴장이 이완된 또 하나의 증거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3차 유행보다 4차 유행이 더 클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의료체계는 이전보다 더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루 확진자 수만 놓고 봐도 3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중순까지는 100명 미만을 유지했으나 최근에는 한 달 가량 300∼400명대를 오르내린 뒤 700명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윤 반장은 "기저에 있는 환자 수 자체가 3차 유행에 비해 많은 편이기에 4차 유행의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3차 유행 당시에는 병상 준비 속도가 늦어지면서 사망자가 나왔던 부작용이 있었지만 지금 현재는 위중증 환자가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고 의료 대응 체계도 비교적 여유 있게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 수위를 조절할 때 이런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면서도 단계 격상에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윤 반장은 "방역수칙이 강화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들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라면서 "이들이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사람이기에 계절과 날씨로 인해 마음이 풀릴 수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렇지 않다"면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고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며, 예방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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