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600만원대···2월 가격으로 회귀4·5월 하락장 들어 관련 리포트 가장 많아 투자전략·매수추천·이슈분석 등 주제 다양
25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24시간전)보다 0.7%(33만8000원) 내린 466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8200만원) 대비로는 반토막 수준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 역시 지난 11일 510만원을 넘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2주만에 40% 가까이 내린 315만7000원에 거래 중이다.
가상화폐 가격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중국 금융 당국의 가상화폐 채굴·거래 규제 강화, 미국 재무부의 가상화폐 거래 기업에 대한 조세 강화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도지코인 등 급등하던 코인 대부분이 상승 폭을 반납한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증권사들은 4월을 기점으로 가상화폐 관련 리포트를 쏟아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키워드로 한 증권사 리포트는 총 53개로 이중 절반이 넘는 28개가 4월과 5월에 집중됐다. 가상화폐, 가상자산, 암호화폐 등 다양한 키워드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리포트 개수는 늘어날 수 있다.
리포트 주제는 다양했다. SK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은 투자 전략에서 매수 시점 분석, 가상화폐 관련 이슈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은 ‘비트코인, 지수로도 투자할 수 있어요’라는 리포트를 통해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라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관련 리포트를 가장 많이 낸 증권사는 SK증권이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16개의 관련 리포트를 냈다. 한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세 분석과 코스닥 등 주식시장과의 비교,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백트(Bakkt) 등 다양한 주제로 리포트를 작성했다.
한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이 정점을 찍은 지난달 14일 ‘비트코인 지금 사도 늦지 않았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보고서에서 “코인베이스 상장,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제도화를 통한 산업 육성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며 “현재 상황은 너무 좋다. 단 광풍에 휩쓸린 묻지마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이후인 20일에는 ‘비트코인 급락, 그리고 현재 상황 판단’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테슬라와 중국발 이슈가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했고 BSC 계열의 디파이 문제와 레버리지 청산이 맞물리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관련 이슈를 진단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한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급락의 배경은 대부분 일회성 이슈거나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던 이슈”라며 “단기적인 악재가 하루에 모두 쏟아져 나오며 낙폭을 키웠지만, 기관 및 기업들의 시장 진입과 제도권 편입 등 중장기적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실제 SK증권은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증권은 전날 가상화폐 거래소 지닥(GDAC)을 운영하는 피어테크(Peertec)와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향후 디지털 자산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증권사 리포트가 상승장에 더 많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화폐 투자자 A씨는 “과거보다 증권사가 분석하는 가상화폐 리포트가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절대적 숫자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주가를 선행해 예측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뒷북’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가상화폐 가격이 단기 급등하는 상황에선 적정 투자 의견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장 변동성이 워낙 컸던데다 특별한 호재 없이 뜨고 지는 알트코인이 범람하면서 자칫 투자 아이디어가 ‘투기 아이디어’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금, 유동성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처럼 가상화폐가 흔들릴 경우 그곳에 머물던 유동성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다”며 “유동성의 다음 행선지는 주식과 같은 물가와 관련한 투자대상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유동성 이전에 의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 고밸류에이션 주식은 경계해야 한다”며 “직전까지 구조조정을 진행한 조선·철강 업종 등 물가 관련주가 적절한 주식시장 내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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