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궁 면세점 매출 90% 루이비통 ‘브랜드 전략’ 안맞아시내면세점 대신 공항면세점 오픈 자유 여행객 초점免, 루이비통 빠지고 ‘샤넬·에르메스’도 철수할까 불안
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이 최근 한국 사업을 재편하면서 국내 시내면세점에 입점한 브랜드 매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루이비통은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롯데면세점 본점과 잠실점 등 서울 시내면세점 4곳과 부산 시내면세점 1곳, 제주 시내면세점 2곳에 입점해있다.
영국 면세업계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루이비통 본사는 글로벌 전략으로 시내면세점을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주요 공항 면세점에 입점키로 했다. 루이비통은 한국과 홍콩에 있는 시내면세점 매장을 줄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이 이러한 결정을 하게된 배경에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보따리상 다이궁 중심으로 재편된 한국 시내면세점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5574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 중 95%는 외국인 매출이었는데, 외국인 매출의 대부분은 중국 보따리상에서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국내 면세점의 다이궁 매출 비중은 60~70%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개별 관광객의 출국이 어려워지면서 다이궁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이궁을 통해 제품이 판매되면 중국 내에서 불법 유통되는 경우가 있어 브랜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루이비통은 시내면세점을 철수하는 대신 브랜드 전략상 개별 자유여행객(FIT)에게 초점을 맞추기 위해 공항 면세점 매장을 늘린다. 루이비통은 2023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루이비통은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다이궁을 통해 중국시장에 유통되는 것보단, 직접 중국에서 매장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내년까지 6개의 중국 공항면세점을 오픈할 방침이다.
루이비통 시내면세점 철수 소식에 국내 면세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루이비통이 매장에서 빠지게 되면 매출뿐만 아니라 매장의 경쟁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샤넬과 에르메스 등 다른 명품 브랜드에서도 루이비통의 전략을 따르게 될 경우 국내 면세점의 매출에 치명적일 수 있다.
‘3대 명품’ 입점 여부가 백화점 매장의 경쟁력을 상징하듯 면세점 역시 명품브랜드 입점 여부가 곧 경쟁력이 된다. 아직 루이비통의 시내면세점 철수가 공문을 통해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면세업계에서는 마지막까지 협상을 통해 브랜드 철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이궁 매출은 화장품 카테고리에 편중돼 있어서 당장 루이비통 철수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명품이나 보석, 시계 등 럭셔리 브랜드가 가지는 위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루이비통 매장 유지를 위해 최대한 협상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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