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사람 있어도 슬금슬금···‘이기적 우회전’ 어떡하나

파란불 켜진 횡단보도 하나 마음 편히 못 지나가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보행자가 뻔히 지나가는데 슬금슬금 다가오는 우회전 자동차, 사람 사이를 곡예하듯 빠져나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오토바이 등인데요.

실제로 보행자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우회전 차량들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어도 멈출 줄을 몰랐지요.

보행자가 있을 때 우회전한 조사 대상 차량은 823대. 이 중 53.8%가 양보 없이 통과한 것인데요. 26.9%는 보행자에게 양보*는 했지만, 통행을 멈추지 않고 슬금슬금 접근하면서 보행자의 횡단을 재촉했습니다.

또한 정지한 차량 159대 중에서도 28.3%는 횡단보도 위에서 정지, 보행자 안전에 위협이 됐습니다. 쌩쌩 지나가고, 슬금슬금 다가오고, 머릴 쑥 내밀고 서고, 보행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종별로는 어떨까요? 우회전 시 횡단보도 양보 비율을 차종별로 살펴보면 이륜차가 16.7%로 최악인 가운데, 화물차 42.7%, 승용차 48.4%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의 보행자 안전 의식, 역시 바닥 수준이었지요.

결과는 끔찍했습니다. 2018~2019년 2년간 발생한 차 대 사람 교통사고 중 우회전 교통사고 치사율은 2.4명. 전체 교통사고 평균인 1.5명 대비 1.6배나 높았습니다. 사업용자동차의 경우 4.5배(6.8명)나 됐지요.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특히 회전반경이 크고 사각지대가 넓은 사업용 대형자동차는 충분히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 안전에 주의하면서 회전해야.” - 한국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법은 제25조 제1항을 통해 “우회전하는 차의 운전자는 신호에 따라 정지하거나, 진행하는 보행자 또는 자전거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명시해두고 있습니다.

횡단보도는 길 건너는 사람의 안전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하는 곳. 우회전하고 있는 운전자의 그 어떤 사정도 보행자 보호보다 먼저일 수는 없음을, 운전대를 잡은 모두가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