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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성정 계열사 된다···일각선 ‘인수 후유증’ 우려

이스타항공, 성정 계열사 된다···일각선 ‘인수 후유증’ 우려

등록 2021.06.17 13:36

수정 2021.06.17 14:02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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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매수권 행사키로···21일 최종우협 선정 예정AOC 재발급에 100억···이르면 10월 국내선 재개최소 3개월은 수입 없어···인건비 등 고정비만 지출직원 100% 재고용 약속, 기재 최소 20대 이상 필요단기 경영정상화 가능성 낮아···자금 동원력 의구심

이스타항공, 성정 계열사 된다···일각선 ‘인수 후유증’ 우려 기사의 사진

지난해 한 차례 매각이 실패된 이후 존폐기로에 선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사실상 확정됐다. ‘스토킹 호스’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충청 기반의 중견건설사 성정은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정이 알짜회사로 평가받지만 자금력 파악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이날 매각주관사를 통해 서울회생법원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제출했다. 이는 법원이 전날 성정에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물으면서 이달 18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성정의 자금조달과 고용승계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한 뒤, 오는 21일께 최종인수자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이스타항공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스토킹 호스 방식의 매각 전례를 살펴보면, 우선매수권 행사가 거절된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성정의 인수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앞서 성정은 지난달 14일 이스타항공과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스토킹 호스는 기업 매각 시 예비 매수자를 정해놓고,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성정은 가계약 당시 100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한 달 뒤인 이달 14일 진행됐다. 광림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 등 쌍방울그룹 3사 컨소시엄과 하림그룹 계열 팬오션, 사모펀드 등 10여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수령했지만, 본입찰에는 쌍방울그룹 컨소만 단독입찰했다.

쌍방울그룹 컨소는 1200억원에 육박하는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약 금액보다 약 100~200억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성정은 쌍방울그룹 컨소와 동일한 금액인 약 1100억원대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형남순 회장 일가의 회사인 성정은 2014년 충청권을 기반으로 설립된 부동산 회사다. 성정은 형남순 회장과 자녀인 형동훈 대표, 형선주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60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한 성정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3억원 수준이다.

성정은 관계사로 백제컨트리클럽(백제CC)와 건설 자회사 대국건설개발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두 회사의 매출 규모는 각각 179억원, 146억원 수준이다. 이들 회사는 부채가 거의 없어 재무건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자본력은 쌍방울그룹 컨소에 비해 뒤쳐진다. 쌍방울 컨소는 지난해 매출 총합이 2240억원에 달하고, 올 1분기 현금성자산도 총 900억원에 육박한다.

성정은 오너가의 자본력을 동원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은 상세실사와 추가적인 가격 협상을 거쳐 다음달 초 이스타항공과 투자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 부채 상환과 유상증자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이후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 동의를 거쳐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으면 인수 절차는 완료된다. 통상 회생계획안이 통과하려면 회생담보권자의 75% 이상, 회생채권자의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700억원대로 추산된다. 여기에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약 1850억원이다.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부채 2500억원 가량을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보통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기업의 채권 변제율은 30% 가량이다. 이를 적용하면 성정 측 부담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항공업황이 정상화되기까지 이스타항공 경영을 안정화시키는 작업에도 추가 자금이 필수적이다.

우선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에 일회성 비용으로 100억원 가량 투입될 전망된다. AOC 발급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10월 내지 11월께 국내선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정은 인수가 완료된 7월부터 최소 3개월간은 수입을 낼 수 없다. 오히려 항공기 리스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출은 불가피하다.

국내선 운항 재개로 정상영업을 시작하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국내 LCC 시장은 신생업체인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판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노선에 특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수익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다.

노조와의 대립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새 경영진으로 꾸려진 성정이 이전 경영진의 재고용 약속을 지킬지 확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항공기 4대를 보유 중이다. 한때 보유기재가 27대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가 무산된 이후 재매각을 높이기 위해 600여명을 내보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회사를 떠난 이들에게 100% 재고용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선 최소 20대 이상의 기재를 확보해야 하는데, 단순 계산으로 16대를 신규 도입해야 한다. 기재 대당 고정비가 7~8억원 수준인 만큼, 매달 200억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해외 관광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성정이 막대한 비용 부담을 짊어질지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성정은 골프 등 레저사업과 항공업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며 “하지만 업황이 단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성정이 수천억원의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현금력을 갖췄는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직원들도 현금 흐름이 원활한 쌍방울그룹 컨소로의 인수를 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충분한 현금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성정의 인수 휴유증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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