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완패한 KCGI, 한진칼 상대 주총취소 소송 패소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이날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등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결의취소 등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내리는 판결이다. 법률적 의미는 다르지만, 기각과 유사하다.

앞서 KCGI는 조 회장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주주연합’을 형성하고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했다.

3자연합은 지난해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후보 추천 등의 주주 제안을 했다. 하지만 반도건설이 허위공시를 이유로 보유 지분 일부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됐다. 지분율이 밀리면서 표결에서 패했고, KCGI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사실상 3자연합의 패색이 짙어졌다. 3자연합은 산은 투자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명분을 잃은 3자연합은 올해 4월 공식적으로 해체했고, 그레이스홀딩스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그동안 제기한 소를 취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