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일반 청약 흥행 실패 후 시장 시들롯데렌탈, 고성장 가능성 있는 모빌리티 제외 중복청약 못해 투자자들 청약 막판 몰릴 수도
몸값 2조원으로 ‘기업공개(IPO) 슈퍼위크’의 대어 중 하나인 롯데렌탈이 오늘(9일)부터 10일까지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약 일정에 돌입했다. 증권가에선 크래프톤의 일반 공모주 청약 흥행 실패 이후 시들해진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 3~4일 이틀 동안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5만9000원으로 결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약 8509억원으로 확정됐으며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2조1614억원 수준이다. 오는 19일 상장예정이다.
롯데렌탈의 수요예측에는 국내기관 640개, 해외기관 122개 등 총 762개 기관이 참여해 21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 물량 중 99.3%가 공모 희망가 범위 상단인 5만9000원 이상(가격미제시 포함)을 제출했다.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14.7%를 기록했다. 수요예측에서의 기관 경쟁률은 앞서 진행한 카카오(1733대1), 크래프톤(243.1대1)보다 낮은 수준이다.
공모주 시장 반전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크래프톤이 겪었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없다는 점이다. 롯데렌탈은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경쟁사를 국내기업인 SK렌터카와 AJ네트워크로 한정했다. 또한 SK렌터카와 AJ네트워크의 주가가 세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얼마나 고평가 됐는지를 토대로 기업가치(EV)를 산출한 뒤 순부채를 차감해 적정 시가총액(2조8500억원)을 계산했다.
여기에 24.07%~39.52%를 할인해 희망 공모가액을 결정했다. 비교적 높은 할인율의 경우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라는 이미지를 형성해 기업공개 흥행을 이끌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미래성장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모빌리티 사업은 기업가치 책정 과정에서 배제했다.
롯데렌탈은 ‘롯데렌터카’ 브랜드를 보유한 오토렌탈과 차량공유업체 ‘그린카’와 렌터카 정비업체 ‘롯데오토케어’, 리스 및 금융할부업체 ‘롯데오토리스’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2521억원, 영업이익은 155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58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했다. 영업이익 492억원, 당기순이익 186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49.1%, 144.7% 증가했다.
증권가의 평가는 후한 상황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 희망가(4만7000~5만9000원)는 올해 예상 EBITDA(1조1300억원) 적용시 EV/EBITDA 4.4~4.8 배로, 국내 유사업체(SK 렌터카, AJ 네터웍스) 의 최근 4 개 분기 EBITDA 적용한 평균 EV/EBITDA 5.6 배 대비 14.2~21.1% 할인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1년 예상 순이익 기준 공모희망가는 14.4~18.1배 수준(할인 전)”이라며 “기업가치 3조원 대는 과거 실적 기준이며, 실제적으로는 고성장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그린카의 기업가치가 제외된 것도 투자 시 참고해야한다”고 권했다.
한풀 꺾인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지는 미지수다. 9일 오후 1시 기준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청약경쟁률은 4.22대1로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과 함께 대표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5.78대1을 기록 중이다. 공동주관사인 KB증권의 경우 6.56대1이며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15.75대1, 4.48대1, 15.92대 1로 나타났다. 그나마 삼성증권이 20.16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청약 첫날 경쟁률은 저조하지만 중복청약이 불가능해 막판 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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