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악재 없었는데···9거래일간 1300억 ‘매도폭탄’렉키로나 국내허가 이어 美 국방부와 진단키트 대형계약3사합병 지배구조 개선도 긍정적···공매도는 여전히 부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 17일 전 거래일 대비 3.18% 오른 27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9거래일간 상승 마감한 날이 하루밖에 없었던 셀트리온은 14일부터 흐름을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이달 들어 셀트리온의 주가는 특별한 악재가 없었는데도 연일 바닥을 기었다. 9월 저점(13일)인 26만2000원은 월초 대비 9.8%나 떨어진 수치다. 이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대거 쏟아낸 결과다.
셀트리온의 투자주체별 수급현황을 살펴보면 기관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860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 투자자도 44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1274억원을 순매수했으나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추석연휴에 잇따라 터진 대형호재들은 주가의 상방압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렉키로나의 정식 품목허가는 지난 2월 조건부 허가 이후 약 7개월여 만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렉키로나는 한국,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 등 전세계 13개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국내 정식허가를 발판삼아 해외 각국에서 진행 중인 렉키로나 사용허가 협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렉키로나가 셀트리온의 실적과 주가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고마진 신약인 렉키로나의 계약 규모에 따라 실적 개선 폭이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나간 실적보다 하반기 렉키로나의 (글로벌)승인이 더 중요하다”며 “9~10월 레퍼런스 승인을 받는 유럽국가들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관련 국가의 비축물량 계약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수많은 업체들이 코로나19 치료제에 뛰어들었으나 국내 승인과 해외 진출 등 가장 앞서있는 업체는 셀트리온”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는 주로 정부 비축물량 계약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 등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며, 렉키로나의 올해 공급물량은 250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추석연휴 마지막 날 전해진 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공급계약 소식도 대형호재로 꼽힌다. 미국 국방부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품질과 생산·공급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3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는 미국 국방부 산하 조달청(DLA)이 진행하는 구매사업에서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빠르면 다음달 1일부터 군시설, 요양원, 지역검사소, 주요 시설물 등 미국내 2만5000개 지정 조달처로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의 주 단위 공급을 시작한다.
계약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로, 계약금액은 상황에 따라 최대 738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이번에 선정된 공급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국 국방부의 대규모 조달사업에서 한국 기업이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최대 규모로 계약을 따낸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연내 추진될 3사(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합병도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사 합병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경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도 기대돼서다.
다만 셀트리온을 장기간 괴롭혀온 ‘공매도’는 여전히 부담이다. 9월 14일 기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832억원, 잔고비중은 2.99%에 달한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원이 넘는 종목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