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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주가, 6개월째 낮은 포복···주주연합, 회사와 ‘담판’

셀트리온 주가, 6개월째 낮은 포복···주주연합, 회사와 ‘담판’

등록 2021.07.22 13:42

수정 2021.07.23 08:1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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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점 대비 30% 폭락···‘맞수’ 삼바 대비 현저한 저평가공매도 폭격에 흉흉한 소문까지···주주들 “왜 뒷짐만 지나”주주연합 “렉키로나 임상·수출 등 경영계획 직접 듣겠다”

셀트리온 주가, 6개월째 낮은 포복···주주연합, 회사와 ‘담판’ 기사의 사진

셀트리온의 주가가 반년째 횡보를 이어가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가 주가방어에 소홀한 태도를 보이자 일각에선 합병을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른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연합은 회사 경영진과 직접 만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담판 지을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0일 전 거래일 대비 3.80% 오른 27만3000원에 마감했다. 7월 6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우려를 키웠던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부터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현재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 1월 12일 고점(38만4000원) 대비 28.9%나 폭락한 상태다. 특히 공매도 재개 첫날인 5월 3일에는 24만90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선 셀트리온의 이 같은 횡보세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맞수’로 평가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보다 떨어지는 실적에도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매출 기준 국내 바이오·제약업계 1위지만 바이오 대장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액(1조8491억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약 7000억원 가량 높았다. 반면 셀트리온의 주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의 1 수준이고, 시가총액 순위도 5계단이나 낮은 실정이다. 이대로라면 기아에게 밀려 ‘시총 10톱’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25배에 달하지만 셀트리온은 62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치료제를 ‘개발’하는 셀트리온이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기업가치가 뒤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셀트리온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공매도’가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20일 내놓은 ‘공매도 데일리 브리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국내 모든 종목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1401억원으로, 2위인 HMM(6039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기법으로, 빌린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공매도는 시장과열을 막는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까지 주가가 눌리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14개월간 금지되기도 했다.

실제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 2013년 공매도 세력의 시세조종 혐의를 밝혀달라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서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에서 신약개발보다 공매도와 싸우는 게 더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6월 25일 보건당국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가 세포주실험에서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한 해명자료를 발표했지만 주가는 이미 4.67%나 급락한 뒤였다.

보건당국은 이달 16일 동물임상 실험결과에서 렉키로나주의 델타 변이 치료 효능이 확인됐다고 밝히며 논란을 진화했다. 이날 셀트리온의 주가는 26만9000원에 마감하며 반등했으나 세포주실험 결과 발표 전(27만8500원)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한 셀트리온 주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세포주실험을 통해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남양유업은 영업정지를 당했다”며 “똑같이 세포주실험에서 렉키로나 치료제가 델타변이에 효과가 없다고 발표한 보건당국이 남양유업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보건당국의 고위 관계자들이 공매도 세력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주주들 사이에선 보건당국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셀트리온이 8년 전처럼 주가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셀트리온그룹의 합병과 서 명예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회사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내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 명예회장의 두 아들은 회사 주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셀트리온 3사의 합병과정에서 지분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낮을수록 서 명예회장의 세금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는 이야기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를 제대로 수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주들의 불만 중 하나다. 셀트리온은 파키스탄과 첫 해외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지난 17일에는 인도네시아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하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과 계약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연합은 22일 회사를 방문해 주주가치 제고와 회사발전 방안 등을 경영진과 논의할 계획이다. 주주연합 공동대표들은 렉키로나의 3상 임상 계획 및 수출 추진 사항, 셀트리온 3사 합병 등 중요한 이슈에 대한 주주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셀트리온 관계자는 “근거있는 타당한 주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해명할 수 있지만 시장에 떠도는 카더라 소문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며 “렉키로나주의 3상 임상은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며 미국과 유럽, 중동지역에서 수출 허가절차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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