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개설···구글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네이버‧카카오 ‘상생’···넷플릭스도 파트너와 동반성장 강조올해 국감서 플랫폼 대기업 규제 ‘화두’, 상생안으로 모면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이슈가 지속되는 상황 속 올해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집중 포화가 예상되는 만큼 상생안을 통해 이를 모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 업계가 잇달아 상생안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27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공과대학교와 함께 첫 번째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와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내년에 개소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제조업 관련 R&D 지원센터 개소는 세계 최초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iOS 생태계에서 누구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10여개 국가에서 운영 중이다. 한국에 세워지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코리아 역시 같은 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내년 2월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원자격은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 중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구글의 제품과 서비스, 운영 시스템을 활용하는 스타트업들이다.
넷플릭스 역시 지난달 29일 파트너 데이 행사를 열고 콘텐츠 업계와의 협업을 소개했다. 넷플릭스 측은 지난 5년 간 7700억원을 투자, 일자리 1만6000개를 생산하고 5조6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냈다면서 올해에도 5500억원을 투자, 한국 콘텐츠 업계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상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문화체육관광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산업계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신보에 100억원을 출연하고, 신보는 이를 재원으로 향후 3년간 문화상품 제작 및 유통기업에 ‘네이버 특별출연 문화산업 정책보증’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자사의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문화산업과 관련된 모든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 확대에 적극 동참했다. 영화·방송·애니메이션·음악·공연·게임·만화·캐릭터·출판·광고·지식정보 및 콘텐츠솔루션의 11개 장르와 관련된 제작 및 유통기업이 ‘문화산업 정책보증’의 대상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다양한 창작자의 가치를 발견하고,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응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핵심 방향성으로 삼아왔다”면서, “이번 협약을 통한 금융지원이 특히 코로나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음악과 공연 분야의 기업과 창작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달 13~14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 회의에서 골목상권 논란이 일었던 사업을 철수하고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파트너사들의 지원 확대를 위해 5년 간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췄다.
카카오 계열사 중 가장 논란이 일었던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추가 요금을 주고 택시를 먼저 배차받을 수 있는 스마트호출을 즉각 중단하고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멤버십의 경우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기업 고객 대상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는 철수키로 결정했다.
글로벌 및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잇달아 상생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규제 이슈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애플의 지원센터 개소는 애플의 광고비 갑질 논란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동의의결에 제시된 상생방안 중 하나다.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원천 차단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역시 세계 최초로 통과돼 코너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국내 플랫폼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11월 정보통신기술 전담팀을 발족,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해 불공정행위 제재에 주력하고 있다. 몸집을 불린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생긴 폐해가 결국 소비자인 국민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봐서다.
네이버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쇼핑,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바꿔 자사 상품 및 콘텐츠를 최상단으로 올렸다며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하는가 하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계열사 지정자료 신고 누락 혐의를 조사하는 등 플랫폼 기업들의 위법행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내달 진행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IT 플랫폼 기업 총수 및 대표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부터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등 국내 포털업체부터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정가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등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국회는 증인 심문 이유로는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개선 등을 들고 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집중포화가 예상되는 상황 속 이를 모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le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