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모든 직책서 사임1조 클럽 입성한 SK매직, 안정적 실적 상승‘재무통’ 윤요섭 대표 필두 상장 재추진 촉각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10월 29일부로 본인 의사에 따라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박상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SK네트웍스 측은 “최 회장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지난 29일 사임서를 제출했다”며 “SK네트웍스는 현재와 같이 이사회와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과 미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사퇴로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인 SK매직의 IPO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SK매직은 2018년 미래에셋, KB증권, JP모건 등 다수의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본격화했다. 당시 SK매직은 암묵적으로 2019년 말에서 늦어도 2020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조 클럽’까지 입성한 SK매직이 상장까지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SK매직은 2016년 11월 SK네트웍스로 편입된 후 매년 높은 성장을 이뤘다. 2016년 4692억원이었던 매출은 4년 만에 1조246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SK네트웍스 인수 당시 렌탈 계정 수는 97만 개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200만개를 넘어섰다. 올해 SK매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0(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올라서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SK그룹 내에서 신사업 추진과 다수의 M&A(인수합병)를 진두지휘한 재무통 윤요섭 경영전략본부장(CFO)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윤 대표는 SK매직 부임 이후 상장을 위해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중책을 맡아 회사채 조달, 차입 장기화 전략 등을 펼쳐왔다. 업계에서는 윤요섭 대표 선임으로 연내 상장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SK매직 모기업인 SK네트웍스를 이끄는 최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발생함에 따라, SK매직의 상장계획이 불투명해졌다. 2016년부터 SK네트웍스 회장직을 맡으며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최 회장이 부재한 만큼 상장이라는 기업 내 중대 사안을 처리하기엔 부담감이 큰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 등의 명목으로 약 2235억원 가량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구속됐던 최 회장은 지난 9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자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SK 집안의 큰 어른인 최신원 회장이 지난 4월 이후 거의 매주 재판장에 나가면서, 계열사 상장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물론 수사가 SK그룹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의 핵심 가치인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이 훼손됐다는 점도 SK매직 상장의 발목을 잡았다. 상장심사에서 재무건전성과 신용등급도 중요하지만 최근 ESG가 크게 작용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오너리스크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그룹 차원에서도 ADT캡스와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이 올해 상장 추진 중인 만큼 SK매직의 상장은 후 순위로 밀려나게 됐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업계에서는 SK매직의 상장 작업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성공적인 상장 이후 SK매직이 거론돼왔으나 오너리스크로 타이밍을 놓치게 됐다”라며 “그러나 현재 최 회장의 사임으로 오너리스크가 해소됐고, 렌탈 업계의 성장세에 힘입어 SK매직도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지금이 최적의 공모가를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분석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윤요섭 대표가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다 보니 외부에서는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본 것 같다”며 “그룹에서도 SK매직의 상장이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렌탈 업이 호황을 맞았고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구조다 보니 상장하기 좋은 최적의 시기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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