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에 단독 입점 이색상품 내놓고 금융체험 서비스 운영‘도토리’ 구입 실적 따라 리워드도 제공“은행 영업에 메타버스 접목한 첫 사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12월 재오픈을 앞둔 싸이월드에 ‘메타버스’ 기반 가상 영업점을 론칭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디지털 전환 트렌드와 맞물려 차세대 소통창구인 메타버스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은행의 선제적 행보가 업계에 이정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싸이월드제트와 ‘서비스 협업·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싸이월드에 온라인 점포 ‘IBK 도토리은행’을 입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IBK 도토리은행’이 정식으로 문을 열면 소비자는 싸이월드를 통해서도 기업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은행은 일차적으로 브랜드 홍보와 신상품 마케팅에 주력하고 내년 4월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동되면 본격적인 서비스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싸이월드의 특성을 반영한 이색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도토리(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구매 건수와 거래 내용, 핵심예금 평균잔액에 따라 리워드를 제공하는 ‘IBK 도토리통장’(가칭)이 대표적이다.
또 기업은행은 플랫폼 내에서 원하는 가상의 동물을 선택한 뒤 만기까지 키워나가는 메타버스 방식 적금, 동호회 자금관리를 돕는 ‘클럽친친 통장’ 등도 선보인다. 게임요소를 가미한 ‘금융체험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동시에 소비자는 싸이월드 내 도토리를 자산으로 활용해 가상의 금융 상품에도 가입할 수 있다. 실질 금리 등을 가상경제에도 똑같이 적용하며 이자는 도토리로 지급한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이번 프로젝트는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메타버스 영업점을 확보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인식한 주요 금융그룹이 다양한 사업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아직까지 기업은행처럼 이를 영업에 접목한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반의 모든 가상세계를 통칭한다. 이 플랫폼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뉴노멀 현상과 기술력 발전에 힘입어 교육·게임·업무·소비 등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4월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특성을 바탕으로 금융의 업무 방식과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콘텐츠 개발과 복합 점포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에 기업은행도 메타버스 기반 사업모델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KT와 IBK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은 물론,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게더타운’에 미팅공간과 홍보관을 꾸려 운영해왔다.
윤종원 행장 역시 메타버스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9월엔 ‘보고플레이’ 등 혁신창업기업 대표와 이례적으로 온라인에서 간담회를 갖고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산업과 기술의 미래를 잘 읽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사람·기술 중심 혁신금융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윤 행장의 지론이다.
업계에선 이를 계기로 은행권의 메타버스 영업점 확보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농협은행의 경우 내년 3월 메타버스 플랫폼 ‘NH독도버스’를 열겠다고 예고했고, 하나은행은 최근 가상공간 ‘하나월드’를 열어 딜링룸, 위변조 대응센터 등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300여개 기업이 참여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뒤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업을 통해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의 한계를 보완한 메타버스 뱅킹 구현으로 새로운 미래금융 채널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도 ‘IBK메타버스’ 구현을 위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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