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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맏형 삼성생명의 태세전환···업계, IT사와 관계도 변화 시작

오피니언 기자수첩

[이수정의 백스테이지] 맏형 삼성생명의 태세전환···업계, IT사와 관계도 변화 시작

등록 2021.12.03 16:57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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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삼성생명이 보수적으로 유명한 보험업계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

보험업계 맏형으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와 마케팅을 추구하던 삼성생명은 최근 디지털 보험시대와 MZ세대(밀레니엄+Z세대)에 맞춰 유연한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최근 삼성생명은 핀테크 금융사 ‘토스’와 업무 전반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토스에서 삼성생명 보험 상품 가입은 물론 상담과 보험금 청구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기존 보험사가 핀테크사와 새로운 보험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등 협업하는 일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그간 보험사업에 진출하는 핀테크에 대해 보험업계는 ‘파이를 뺏긴다’는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협력을 하더라도 인증서 도입 등 기초적인 수준에 그쳤다.

반면 삼성생명은 토스와 업무 협약을 통해 핀테크사를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하고 공생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서 토스는 ‘토스 보험 파트너’ 앱을 출시했는데 4개월 만에 10만명의 설계사가 몰렸다. 등록 설계사가 전국 40만명임을 고려할 때 4분의 1이 토스보험파트너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가입 설계사들이 토스에 제공하는 데이터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가 곧 돈이 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삼성생명은 플랫폼사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생명의 형제 격인 삼성화재도 중국 보험업계 지배력 상향을 위해 가입 고객 12억명에 이르는 텐센트와 합작법인을 준비 중이다. 삼성생명 뿐 아니라 삼성금융계열사가 빅테크·핀테크사와 협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생명의 변화는 올해 초부터 예고됐다. 조직 개편 측면에서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영업부를 디지털사업부로 격상하고, 데이터전략팀 등 관련 부서를 확대 개편했다.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도 도입해 고객 편의성도 높였다.

이런 변화는 디지털 시대 개막은 물론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이 하락세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신계약가입금액 기준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28%에서 지난해 25%로 줄었다.

이에 올해부터 삼성생명은 마케팅에도 소비자 트렌드를 담기 위해 애썼다. 올해 초 삼성생명은 서울대학교 김남도 교수팀과 트렌드 리서치 협약을 맺었다. 금융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한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의 생각이 담긴 행보였다.

삼성생명은 올해 삼성생명수(水)와 삼성생명미(米)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을 펼쳤다. 이는 마케팅의 성과를 떠나서 ‘보험은 보수적이다’라는 명제를 탈피한 이색 마케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업계 곳곳에서 과거 10년과 바뀐 소비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복잡함 보다는 간편함, 쾌적한 소비 경험 등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보험업계도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맏형 삼성생명의 변화된 행보가 IT기업들과 기존 업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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