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폴리실리콘값 급등이 실적 견인2019년 이후 2년 만에 영업적자도 탈출수급 불균형에 말레이시아공장 원가절감퀀텀점프 모멘텀···공급과잉 가능성 낮아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는 올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8888억원, 영업이익 2002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매출 5642억원보다는 약 58% 증가하고, 영업이익 268억원보다는 7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직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8887억원)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영업이익(1946억원)은 3% 가량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OCI의 연간 총 매출은 3조2897억원, 영업이익은 64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64% 확대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는 셈이다. OCI가 연간 매출 3조원을 넘는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영업흑자도 2년 만이다.
OCI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역대급 호황기를 보냈다. 최대 실적인 2011년 매출 4조2759억원, 영업이익 1조1179억원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곧바로 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등의 여파로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2012년 영업이익은 80% 넘게 위축됐고, 2013년에는 적자전환했다.
이듬해 다시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환경은 불안정했다.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던 OCI는 2019년부터 연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호실적을 낸 배경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이다. 글로벌 각 국이 탄소규제를 강화하면서 태양광 발전 비중은 크게 증가했고, 수급 불균형 발생으로 폴리실리콘 시장가격이 올랐다.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지난해 kg당 4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1분기 13달러, 2분기 24달러, 3분기 28달러 수준을 보였다. 4분기 들어서는 37달러를 오가다 현재 3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손익분기점이 kg당 13~14달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5배에 달하는 마진을 내는 셈이다.
OCI가 지난해 2월 실적부진 돌파구를 찾기 위해 포트폴리오 전면 재편에 나선 점도 주효했다. OCI는 원가절감을 위해 국내 군산공장에서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경쟁업체들이 줄줄이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발을 뗀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지만, 결과적으로 OCI의 부활을 알리는 ‘신의 한수’였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경우 제조원가의 30~40%를 전기료가 차지한다. 국내 전기료의 3분의 1 수준인 말레이시아 공장의 수익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요 대응을 위해 말레이시아 공장은 100% 가동 중인데, 생산원가를 약 15% 가량 절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OCI는 2017년 인수한 연간 생산 2만톤(t)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공장 증설과 디보틀넥킹(공정개선)으로 연간 3만톤(t) 규모로 확대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생산능력을 3만5000톤으로 늘리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 실적은 퀀텀점프(단기간 비약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지만, 공급 과잉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내년에는 태양광 설치량이 최대 200기가와트(GW)로 예상되는데, 올해 170GW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세계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는 약 23만톤 증가하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증설되는 이 설비들의 안정적인 가동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태양광 웨이퍼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이 예고되고, 친환경 기조에 따른 추가적인 수요 확대도 긍정 요인이다.
도시개발사업(DCRE)의 이익 실현과 보유 중인 25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매각 등 지속적인 현금 유입이 이뤄지는 만큼, 재무건전성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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