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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OCI, 경영권 안정 위해 손 잡았다···자사주 맞교환

금호석화-OCI, 경영권 안정 위해 손 잡았다···자사주 맞교환

등록 2021.12.20 13:54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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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각각 315억 어치 지분 스왑바이오 ECH 합작사 설립, 전략관계 강화의결권 살아나, 우호 세력으로 활용 가능박철완 분쟁 완전종식 안된 금호석화, 우위 확보OCI, 실오너와 최대주주 달라···외부 공격에 취약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과 OCI가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지분을 스왑한 또 다른 배경으로 ‘우군 확보’를 꼽고 있다. 금호석화는 올 초 발발한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고, OCI는 실제 지배오너와 최대주주가 달라 경영권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다.

2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와 OCI는 지난 16일 각각 자기주식 17만1847주, 29만8900주의 교환을 마무리했다. 금액으로는 315억 어치씩이다. 시간외대량매매로 이뤄진 이번 거래에 따라 금호석화는 OCI 지분 1.25%를, OCI는 금호석화 지분 0.56%를 확보하게 됐다.

자사주 교환은 총 20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 설립 계약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1일 금호석화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과 OCI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는 바이오 ECH(에폭시 경량화 소재) 회사를 50 대 50 비율로 설립하기로 했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기업들이 사업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상호간에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가 아니다. 하지만 금호석화와 OCI의 지분 스왑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두 회사 모두 경영권 관련 이슈가 있다는 점이다.

금호석화는 올 초 박찬구 회장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박 회장 측과 박 전 상무 측은 이사회 진입과 정관변경 등의 안건을 두고 치열한 표대결을 벌였다. 근소한 차이로 지분율 우위를 점한 박 회장 측은 모든 안건에서 ‘전승’(全勝)을 거뒀다.

하지만 박 전 상무는 장기전을 시사하고 나섰다. 박 전 상무 모친과 장인이 금호석화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을 확보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작년 하반기에 중견 건설업체 IS동서가 금호석화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한 것처럼 외부 세력과 결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금호석화는 내년 주총에서도 이 같은 분쟁이 재점화될 것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금호석화는 스왑 이전 기준 18%대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하는 만큼, 경영권 방어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결국 박 회장 측이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넘기고, 박 전 상무 측과 지분 격차를 벌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금호석화의 자사주 소각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금호석화는 오는 22일 자사주 17만1847주(315억원 규모)를 소각할 예정이다. 주당순이익 증가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다.

금호석화는 여전히 자사주 비율이 17.2%로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 향후 2~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 수준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거나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백기사를 확보해 지분을 교환할 여지도 충분하다.

OCI는 이우현 부회장이 오너로 있지만, 지분율은 5.04%로 3대주주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5.43%의 둘째 작은 아버지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다. 2대주주는 첫째 작은아버지인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이다.

각 가문별 통산 지분율을 살펴보면, 이우현 부회장 일가는 7.76%다. 이우현 부회장 모친인 김경자씨가 이사장인 송암문화재단은 OCI 지분 1.23%를 들고 있다. 모두 더하면 지분율은 9%에 육박한다.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 일가는 각각 5.89%, 5.61%다. 이화영 회장이 이끄는 유니드도 지분율 0.42%를 보유 중인 만큼, 일가 총 지분은 6%가 넘는다. 이들 외에도 고(故) 이회림 창업주의 다른 가족들과 송도학원(0.36%) 등도 지분을 들고 있는데, 이우현 부회장의 명백한 지원군으로 분류하기 힘들다.

이우현 부회장 숙부들은 OCI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분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만큼,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 모두 3세 경영을 준비하는 만큼, OCI 지분을 팔아 승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이 경우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과 경영권은 크게 흔들 수밖에 없다.

금호석화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만큼, 경영권은 한층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화를 포함한 이우현 부회장 측 지분율은 10.24%로 올라간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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