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신임 대표 류경표, 완벽한 '믿을맨' 등극재무·IT 관련 경험 풍부, 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한국공항 이승범·대한항공 유종석 등 조원태 사단
12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한진칼을 비롯 그룹 계열사 총 12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40년 한진맨'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용퇴하면서, ㈜한진 경영총괄 대표이사(부사장)이던 류경표 사장이 승진과 함께 지주사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류 사장을 '정통 한진그룹 출신'으로 보기엔 다소 애매하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류 사장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회계재무 전문가다.
한진그룹으로 이직, 회장 직속 조직인 경영조정실에서 재무를 총괄하던 그는 정유사인 S-Oil으로 이동했다. S-Oil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한 류 사장은 2014년 다시 ㈜한진으로 복귀했고 전사적자원관리(ERP)책임임원 및 사업개선담당 전무를 맡는다.
당시 대한항공과 ㈜한진 등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경영수업을 받던 조 회장은 대한항공 전반의 재무와 회계, 관리 등 모든 부문의 IT 시스템을 개선하는 사업을 주도했다. 선제적인 ERP 도입으로 대한항공의 IT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조 회장은 물류창고 운영이나 고객 발주 등 전산관리 인프라가 중요한 ㈜한진에도 ERP 시스템을 접목했다. 류 사장은 ㈜한진의 서버 관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조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무총괄과 경영기획실장 등을 맡은 류 사장은 ㈜한진에서 2017년 사내이사, 2018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조 회장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뛰어난 재무 역량을 갖춘 류 사장이 코로나19로 급격히 악화된 그룹사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IT 관련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한진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류 사장과 함께 ㈜한진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해 오던 노삼석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단독 대표를 맡게 됐다. 노 사장은 2019년 임원인사에서 ㈜한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조 회장 측근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우즈베키스탄 현지 합자법인인 ELS 법인장과 타슈겐트영업소장, 화물영업부 담당, 화물사업본부장, CSS(Cargo Service System)추진 사무국 총괄을 역임한 그는 '물류 전문가'다. ㈜한진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과 부산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신규 확보, 의약품 물류 서비스 기반 구축 등으로 제 2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공항 신임 대표에는 이승범 대한항공 고객서비스부문 부사장(COO)이 올랐다. 그 역시 조 회장의 사람으로 불린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대한항공에서 여객사업본부장과 미주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신임 대표로 내정된 박병률 대한항공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로스앤젤레스여객지점장, 구주지역본부장, Pricing&RM부 담당 임원 등을 역임한 박 전무는 효율적인 노선 관리와 운영으로 진에어 경쟁력 강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공항 대표이던 유종석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한항공으로 복귀했다. 유 부사장은 대한항공에서 항공기나 항공유, 항공부품 등 모든 구매업무를 총괄하는 환경건설관리부 담당 겸 자재부를 거친 '관리 전문가'다. 특히 유 부사장은 자재부에서 근무할 당시 조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것으로 전해진다. 유 부사장이 대한항공 계열 항공기 엔진 수리 업체인 '아이에이티' 사내이사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알짜 계열사인 정석기업은 약 12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원종승 전 대표를 대신해 권오준 대한항공 상무가 전무 승진하며 신임 대표에 올랐다. 정석기업 대표는 대대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최측근이 맡았다는 점에서 권 전문를 향한 조 회장의 신임을 유추할 수 있다.
권 전무는 대한항공에서 자금전략실장, 회계부 담당 임원 등으로 근무했다. 정석기업은 안정적인 부동산 수익 등으로 풍부한 현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재무 전문가를 수장에 앉은 배경을 놓고 신사업 진출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신규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 등 각사 절차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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