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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쟁력 키워라" 상장 앞두고 몸값 불리는 CJ올리브영

"플랫폼 경쟁력 키워라" 상장 앞두고 몸값 불리는 CJ올리브영

등록 2022.01.27 11:00

수정 2023.09.06 09:54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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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채널 플랫폼 도약, 글로벌몰 강화 추진 경영 승계 핵심 계열사로서 밸류업 핵심 과제 4조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몸값 인정 받아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CJ올리브영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며 본격적인 몸값 불리기에 나섰다. '옴니채널 플랫폼'으로의 전환과 동시에 글로벌 영역 확장으로 밸류업(Value-up)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다.

CJ그룹 경영 승계 지렛대라는 뚜렷한 목적도 있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과 이경후 CJENM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가 올라 승계 작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올해를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디지털 투자와 오프라인 매장 개편, 건강기능식품 등 새로운 카테고리 개발 및 해외 진출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 H&B(헬스&뷰티)스토어를 뛰어넘어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CJ올리브영의 대표 옴니채널 플랫폼은 '오늘드림'이다.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주문 상품을 포장·배송하는 서비스다. 전국 1200여개의 올리브영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최대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인천 지역 오늘드림 주문건 가운데 (물류센터가 아닌)매장에서 출발하는 배송건은 40% 수준이다. 매장 매출로 환산하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이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올리브영의 자체 역직구(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플랫폼인 '글로벌몰' 경쟁력 강화도 밸류업(Value-up)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몰의 작년 하반기 매출은 2019년 대비 20배 가량 뛰었다. 오픈 첫 해 3만명에 그쳤던 멤버십 회원은 작년 30만명을 돌파했으며, 취급 품목 수도 2000개에서 1만개로 늘었다. 글로벌몰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북미(80%)다. 올리브영은 이들 고객 중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현지 외국인 고객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두 국가 고객 중 현지 외국인과 교민 비율은 50대 50으로, 올해 현지 외국인 고객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 6월 150여개 국가의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 글로벌몰을 열었다. 론칭 초반에는 전체 고객의 80% 가량을 교민이 차지했지만 1년여 만에 해외 고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020년 6월 기준 글로벌몰의 매출 신장률은 전월 대비 50% 수준이다.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하기 쉽지 않은 해외 고객들이 글로벌몰을 통해 구매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화장품·향료 등 'K뷰티'의 강세로 역직구 열풍이 거셌던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9월까지 화장품·향료 품목은 전체 역직구 건수의 3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몰은 해외 시장에서 올리브영 인지도 제고를 위한 플랫폼이자,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 제품을 알릴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판로 모색에도 힘을 쏟으면서 K뷰티 세계화에 앞장섰다. 매출의 80% 이상이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 1위인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 집중된 만큼, 중소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향후 K뷰티 게이트웨이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리브영은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연내 글로벌몰에서만 100만명의 외국인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지 온라인몰 수준의 접근성을 갖춘 플랫폼 도약을 목표로, 데이터 분석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 작업을 거듭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몰 웹/앱 서비스를 기획하는 IT전문 인력 구축도 한창이다.

글로벌몰의 가파른 성장세는 올리브영의 글로벌 사업과도 직결된다. 역직구 사업과 자체 브랜드(PB) 수출 사업이 시너지를 내면서 작년 글로벌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리브영의 광폭 행보는 사업 확장성 구축으로 성장 한계를 해소하고,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은 H&B(헬스&뷰티) 시장에서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다. 그러나 시장 성장성이 정체 흐름을 보이는 데다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위협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들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화장품 거래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뷰티 카테고리도 확대하는 추세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시장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제대로 몸값을 인정받는 게 핵심이다.

앞서 CJ올리브영은 작년 11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예상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시장에서는 올리브영의 몸값을 두고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작년 IPO대어들이 고평가 후폭풍에 시달린 점도 변수다.

성공적으로 IPO를 마친다면 이후 CJ그룹 3세 승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담당과 이경후 부사장이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율은 각각 11.09%, 4.26%다. 이들은 상장 후 지분 매각을 통해 CJ그룹 경영 승계 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선호 담당과 이경후 부사장은 프리IPO 과정에서 주식 일부를 처분해 각각 1018억원과 39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4조원대 몸값을 인정 받고 증시에 입성할 경우 이들의 지분가치는 약 4500억원, 1700억원대로 불어나게 된다.

이들 남매는 현재 CJ의 신형우선주인 CJ4우를 입하는 방식으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다. 이선호 담당과 이경후 부사장의 작년 3분기 기준 CJ4우 지분율은 각각 25.16%, 24.19%다. CJ4우는 발행된 지 10년이 되는 2029년 3월 보통주로 전환된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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