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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전에 '개미 보호책'부터 세우자

오피니언 기자수첩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전에 '개미 보호책'부터 세우자

등록 2022.02.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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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안정적 주가상승 기대공매도 전면 재개보다 개인투자자 보호방안이 먼저코리아 디스카운트 진짜 이유는 '기울어진 운동장' 外人 떠나갈까 전전긍긍···구호성 정책‧공약 멈추자

reporter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만 발생하는 시장은 외국인들도 신뢰하지 않을 겁니다. 정말 증시 부양과 외국인 자금 유입을 원한다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먼저입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서두르면서 가뜩이나 울상인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얼굴이 더욱 찌푸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안정적 주가 상승을 위해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한다지만 득보다 실이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죠.

MSCI 신흥국 지수에 속해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부터 선진국 지수 진입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경제발전 수준과 증시 규모, 유동성 등은 충분히 선진국 수준에 올라있지만 다소 폐쇄적인 시장 접근성이 문제였습니다.

우리 증시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과 디커플링 되는 현상이 뚜렷한데요. 약 15조 달러에 이르는 패시브 펀드 자금의 대부분은 신흥국보다 선진국으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죠.

외국인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우리증시에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큰 손들이 장기 투자하는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변동성에 울상 짓던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MSCI가 요구하는 선진국 지수 편입의 조건은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역외 외환시장 설립,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개편, 공매도 전면 재개 등 입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에 대한 방향성엔 공감하지만, '순서'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금융당국은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겠다며 올해 상반기 안에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폭락 사태 이후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는 지난해 5월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한해 제한적으로 풀린 상태인데요.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입니다.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겠다면 제도 개선부터 해야 합니다. 공평한 룰을 만들겠다며 개인투자자의 공매도를 확대할 게 아니라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상환기한을 개인(60일)과 통일해야겠고요.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 처벌도 필요합니다. 대차거래의 정보를 전산에 보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대차거래 '계약'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지 않아 범죄욕구를 자극하고 있죠.

공매도를 전면 재개한다고 해서 선진국지수 편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높은 대외의존도 탓에 역외 외환시장 설립은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 경제 특성상 원화를 개방하면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고 해외자본의 환투기 공격에 꼼짝없이 당하게 될 겁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공매도 전면 재개를 위한 단순 명분으로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실패라고 하는데요. 우리 증시가 부진한 진짜 이유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해서라고 봅니다. 물적분할 등 대주주의 일방적인 횡포, 낮은 배당성향, 소극적인 자사주 소각,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오너리스크까지 상장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이렇게 많은데 어떤 큰 손이 우리증시에 남아 있으려고 할까요. 특히 기관‧외국인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공매도 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순기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호성 정책이나 대선공약보다 증시의 펀더멘털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개인투자자 보호방안'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선진국 지수에 입성하더라도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큰 손들이 떠나갈까 전전긍긍하며 개인투자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금융당국이 더 이상 오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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