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선관위 주관 3차 TV토론회李·尹 '대장동 특검' 놓고 충돌'성인지 예산·기본소득 재원' 공방 이어져安 "탄소중립 정책 어떻게", 尹 "설명해 달라"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네 명의 후보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 실시 여부를 놓고 날 선 말들을 주고받았다. 포문은 윤 후보가 먼저 열었다. 윤 후보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언급하며 "대장동 사건을 (성남)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이 후보가 다 승인을 했음에도 검찰은 지금 이 수사를 덮었지만, 증거들이 계속 지금 드러나고 있다"며 "사업 실무 책임자인 유동규는 본인이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했는데 유동규와 김만배가 이 후보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정진상, 김용과 이 사업을 위해 의형제 도원결의 맺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또 김만배가 대장동 개발이 '이재명 게이트'라고 하면서 4000억원짜리 도둑질이라고 했다고 남욱이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서 자신은 1000억원만 챙기면 된다고 했다는 녹취록도 최근에 공개됐다"며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얘기를 하고, 노동가치 얘기하고, 나라 미래 얘기를 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그런 처사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이것을 벌써 몇 번째 우려먹는 건지 모르겠다"며 "정말 국민의 삶을 놓고 계속 이러시는 거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하나 제안 드리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하자는 거에 동의해 주시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이 당선돼도 책임지자 데 동의하시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이거 보세요", "이거 보세요"를 반복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 후보도 계속 "동의하시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두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도 공방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부정부패하는, 주가 조작하는 후보는 안 된다"며 "조금 전에 보셨다. 당연히 특검이 해야 한다. 특검하고 책임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져야 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거 여러분 보셨지 않느냐. 이것으로 저는 분명하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 보느냐. 저희가 작년 9월부터 특검을 하자고 했는데 지금까지 다수당이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며 "선거를 지금 일주일 남겨놓고 또 특검하자고 한다.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의 '성인지 예산' 발언과 '여성가족부 폐지'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성인지 예산이 뭔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성인지적 측면에서 차별을 두면 안 된다는 검증 대상이 바로 성인지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 곁에서 여성 정책을 제대로 코멘트해 주는 사람이 이준석 대표 말고 없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렇게 말씀하기면 곤란하다"며 "성인지 예산에 대해서 모를 게 뭐 있나. 다만 성과지표가 부풀려졌을 가능성 있는 것들을 지출 조정을 하자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또 심 후보는 "여가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 왜 청년 공약에 가 있나"라며 "청년 남녀 갈라치기해서 여성 혐오로 표 얻어보자는 생각이 아니고서는 제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가 대답하려는 순간 심 후보가 "질문을 드리면 대답하시라"고 끊자, 윤 후보가 "그럼 질문을 하지 마시든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페미니즘의 개념을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과거에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교제가 잘 안 돼서 저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언급하며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심 후보도 윤 후보의 답변을 두고 "윤 후보가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하는 놀라운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철강을 생산할 때 탄소가 굉장히 많이 배출되는데 어떤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철강을 생산할 때도 석탄이나 코크스 같은 것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탄소가) 많이 생산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공학적인 프로세스는 잘 모르겠다. 안 후보가 잘 아시면 설명해달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또 안 후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산업 중의 하나가 바로 철강 산업"이라고 말하자, 윤 후보가 "탄소 포집을 하지 않느냐"고 답했고, 안 후보가 "하지 않는다. 잘못 알고 계신다"며 "수소 환원 방식이라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 와서 강의하려고 여쭤본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의 공약인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안도 주요 타깃이 됐다.
윤 후보는 "기본소득과 같은 현금 보편복지는 엄청난 재원과 세금이 들어가고 성장을 위축시키는 반면에 그 효과가 크지 않다"며 "기본소득을 포기한다면 사회 서비스 복지를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이것 자체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고 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본소득 같은 보편 복지를 현금으로 하면 이 후보가 말한 연 100만원만 하더라도 50조원이 들어간다"면서 "이것으로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이렇게 해 증세를 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을 한다고 돼 있다. 아느냐"고 반문했고, 윤 후보는 "그 기본소득은 이 후보의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moon334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