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누나 3인에 주식 0.5%씩 증여감사위원인 사외이사땐 지배주주 의결권 제한박철완뿐 아니라 박찬구·박준경·국민연금 해당'지분 쪼개기'로 의결권 상실 지분율 최소화 분석
박 전 상무는 이사회 뿐 아니라, 기업 경영을 통제하는 감사위원회 진입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전 상무가 지난해 8월 3명의 누나에게 금호석화 주식을 증여한 배경을 두고, 표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판단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가 지난달 9일 사측에 발송한 주주제안서에는 사내이사 후보 1인과 사외이사 후보 2인을 추천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내이사는 박 전 상무 본인이고, 사외이사 후보는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이사 사장과 함상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다.
금호석화 현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는 2명이고, 모두 사외이사다. 정관에 따라 박 전 상무가 최대로 노릴 수 있는 이사회 좌석은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1인', 혹인 '사외이사 2인'이다.
박 전 상무는 세부적으로 총 5가지의 의안을 제안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각 1인을 선임하는 경우 ▲사내이사 1인과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는 경우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는 경우 ▲사외이사 1인과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는 경우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는 경우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다. 현행 상법에 따라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합산 3%'로 제안되고,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땐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개별 3%'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8.53%)를 포함해 지분율이 5% 이상인 박 회장(6.73%)과 박준경 부사장(7.21%), 국민연금(6.67%)은 의결권 제한이 불가피하다. '3%룰' 적용 방법은 단순하지 않다. 대주주 의결권을 계산하려면, 각 주주별로 보유한 주식의 3%가 아닌, 전체 상장 주식수에서 의결권이 상실된 주식을 뺀 값의 3%다.
현재 유통되는 금호석화 보통주는 3029만5844주이고, 3%에 해당하는 주식수는 90만8875주다. 주주별 보유 주식수에서 3%에 해당하는 주식수를 빼면, 의결권이 없는 주식수가 나온다. 박 전 상무가 현재 보유한 주식은 259만9132주이다. 여기서 전체 주식의 3%인 90만8875주를 제외하면, 169만257주다. 나머지 3인의 지배주주도 같은 방식으로 대입한 뒤, 의결권 상실 주식수를 모두 더해야 한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 총합은 521만8661주다.
다시 전체 상장주식수 3029만5844주에서 의결권 상실 주식수 총합을 빼야하고, 그 값은 2507만7183주다. 즉, 지배주주가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2507만7183주에서 90만8875주가 차지하는 비율인 3.62%다. 지배주주 4인이 각각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3.62%로 제한되고, 이에 따라 세력별 총 지분율에도 변동이 발생한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총 지분율은 종전 14.98%에서 8.49%로 낮아지고, 박 전 상무 측은 10.16%에서 5.55%가 된다.
하지만 박 전 상무가 지난해 8월 누나 3명에게 자신의 지분 일부를 넘기면서, 지분율 감소를 방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박 전 상무는 박은형·박은경·박은혜 씨 등 세 누나에게 각각 금호석유화학 주식 15만2400주를 증여했다. 만약 지분 증여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박 전 상무에게 불리한 그림이 펼쳐진다. 박 전 상무가 홀로 보유한 주식은 305만633주이고, 여기서 의결권이 사라지는 주식수는 214만7457주에 달하게 된다. 유효 의결권 주식수는 총 2461만9983주, 지배주주별 유효 의결권은 각각 3.69%가 된다.
이 경우 우호지분율은 박 전 회장 측이 8.52%다. 지분 증여 때보다 오히려 0.03%포인트 높다. 반면 박 전 상무 측 지분율은 3.85%로 현 지분율보다 6%포인트 넘게 빠진다. 지분 증여를 했을 때보다도 1.70%포인트 적다. 결국 박 전 상무가 '지분 쪼개기'로 지분율 약화를 최대한 방어했다는 해석이다.
경영권 분쟁에 정통한 재계 한 관계자는 "박 전 상무가 누나들에게 증여를 했을 당시 경영권 분쟁 종식에 따른 지분 포기와 누나들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는 등 여러가지 해석이 나왔다"면서 "하지만 박 전 상무가 장기전 의지를 여전히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지분 증여는 유효표 이탈을 최소화 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