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주주 현금 배당, 직원들도 기대지난해 HMM 노사, 3년 간 임금조정 방안 합의김경배 사장 취임 즉시 TF 꾸려 임금 협상 돌입 "배당금과 버금가는 수준의 임금 협상 기대한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14일 주당 600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최근 3년간 국내 코스피 상장사 상위 100개사가 지급한 시가배당률 평균 2.1%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HMM의 이번 시가배당률은 2.2% 수준으로, 배당금 총액은 2934억원에 이른다. 이번 현금 배당은 11년 만이다. HMM은 적자가 시작된 2011년 이후 단 한번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었다.
앞서 HMM은 지난해 주주들에게 배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배재훈 HMM 대표는 지난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배당을 포함한 주주친환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배당 시기엔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배당금의 원천인 이익잉여금이 발생한다고 해도 당장의 자금 수요가 만만치 않은 데다 이익잉여금 중 의무적으로 쌓아야 하는 법적 적립금 등을 제외하면 배당 가능한 이익이 얼마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현금 곳간에 여유가 생기자 HMM이 배당 시기를 앞당겼다. 실제로 HMM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을 기록, 지금껏 받아본 적 없는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조 3372억원을 달성하며, 10년 간 쌓은 약 4조원 규모의 결손금을 한방에 털었다. 동시에 HMM에게는 약 700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이 발생했고, 이 중 3000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HMM 관계자는 "2020년말 기준, 지난 10년간 누적 결손금은 4조4439억원이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를 모두 차감, 배당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주주 가치 제고 방안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MM이 11년 만에 배당에 나서자 임직원들 사이에선 임금 인상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MM은 명실상부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지만, 연봉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1년 적자가 시작된 이후 연봉 인상이 이뤄진 적이 없어서다. 2010년 기준 국내 해운업계 연봉 수준은 팬오션 8700만원, 현대글로비스 7232만원, HMM 6246만원 등으로 HMM이 가장 낮다.
HMM 직원들의 임금 인상 역시 지난해 사측과 약속된 부분이다. 지난해 HMM 노사는 강대강 대치 끝 ▲임금인상 7.9% ▲격려금과 생산성 장려금 650% ▲임금 총액의 2.7% 복지 개선 수당 지급 등의 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다만 노사가 참여하는 TFT를 구성해 '성과급 제도 및 3년간의 임금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노사가 여기에 합의하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의 임금 단체 협상을 갈음하기로 했다.
그 사이 관리단이 산업은행에서 해양진흥공사로 관리 주체가 바뀌고, 예상치 못했던 배재훈 대표이사까지 교체되면서 TFT 구성이 계속해서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회사가 30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면서 노조 역시 임금 협상에 강한 자신감을 얻는 모습이다.
HMM 노조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김경배 대표 선임이 이뤄지면 노사 합의 하에 바로 TF꾸릴 계획"이라며 "10년 간의 임금 동결로 이번 협상은 임금 인상이라기 보단 조정에 가까운 만큼 사측이 주주들에게 버금가는 수준의 보상을 직원들에게 지급해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HMM의 현금 배당으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607억원, 해양진흥공사는 147억원의 배당금을 각각 챙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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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l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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