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 열풍에 국내 거래소 매출 고공행진두나무 매출액 3.7조 기록···전년비 17배 UP트래블룰 시행에 국내 거래소 매출 감소 가능성
24일 가산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실명 은행 계좌를 확보한 상위 4개 거래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배나 오른 5조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매출(영업수익) 3조7055억원, 당기순이익 2조23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2186억원)과 비교하면 17배 커진 규모다.
업계 2위인 빗썸은 전년 매출액(2185억원) 대비 360% 증가한 매출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8000억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률이 85%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업계 3위인 코인원은 매출 1800억원을 넘겼으며, 4위인 코빗의 매출액은 1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국내 4대 가산자산거래소가 일제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앞으로도 훈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달 25일부터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한 자금 추적 규제 트래블룰이 국내 거래소에 전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는 트래블룰 솔루션 구축작업을 완성 지은 상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 솔루션을 개발했고, 빗썸·코인원·코빗은 솔루션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CODE 솔루션을 개발했다. 솔루션을 도입한 국내 4대 거래소에서 1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다른 사업자로 이전할 때 송·수신인 정보는 전부 이력에 남게 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지금과 같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가상자산 거래 때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상당수 시중 유동성이 가산자산 시장으로 들어온 만큼, 트래블룰 도입되면 국내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전세계적으로 트래블룰을 도입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뿐으로 도입 시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송금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이력이 남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이에 트래블룰 적용이 되지 않는 해외 거래소로 대거 이탈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매출도 올해 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트래블룰 도입이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이 앞서 트래블룰을 도입하는 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트래블룰 도입으로 국내 거래소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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