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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40년 조선업 배테랑'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에 대한 항변

오피니언 기자수첩

'40년 조선업 배테랑'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에 대한 항변

등록 2022.04.02 17:55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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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현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간의 신구권력충돌이 대우조선해양 인사로 불똥이 튀는 모양샙니다.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 선임을 두고 인수위가 '정권 말 알박기 및 보은 인사'로 규정하면서 청와대와 날을 세우고 있는데요.

청와대는 박 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개입할 이유도, 개입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수위는 "직권남용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까지 역어 현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인수위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정권 말 공기업 수장을 인수위와 협의 없이 내정한 점, 그 공기업 수장이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창이라는 점인데요. 인수위는 박 사장 인사를 현 정부가 정권 말 공공기관에 자기의 사람들을 심는 것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우조선의 정상화는 새 정부의 주요 현안인 만큼 경영진 선출에 있어 인수위와 조율을 해야 했다는 것이죠.

일리있는 주장입니다만, 일단 팩트 체크는 필요해 보입니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지분율 55%)이고, 4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고 하나 자본시장법 및 상법에 따른 엄연한 민간 기업입니다. 민간 기업 인사는 어디까지나 내부 이사회를 거쳐 이뤄지죠. 대우조선은 2017년 3월 발표된 자율적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산은 등 채권단이 배제된 독립적인 관리 감독기구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를 통해 사장 인선을 추진해왔습니다.

박두선 사장 역시 전임 사장의 임기 종료로 해당 기구의 정식 절차를 거쳐 후보 추천 및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출됐습니다. 인수위가 문제 삼지 않았다면, 여느 기업의 사장 인선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게다가 박 사장이 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건 지난 2월로, 대선을 치르기 전입니다. 정권 교체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꾸려지지도 않은 인수위와 협의를 해야 했다고 주장하는 건 억지에 가깝습니다. 또한 인수위 주장처럼 대우조선의 정상화 작업이 그만큼 중요한 현안이라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5월 전까지 대우조선의 수장직을 비워 놓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박두선 사장이 그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라는 이유로 그를 부적격자로 모는 것 또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1986년 입사 이후 37년 간 대우조선에서 한 우물만 판 박 사장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난 조선 분야 배테랑으로 통합니다. 대우조선이 겪은 그 수많은 파고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고 결국 최고 경영자 자리에까지 올랐기에 그에 대한 내부 충성도도 높은 편이고요. 때문에 회사 내부와 조선 업계에선 '현장통'으로 불리는 박 사장을 일찍이 대우조선의 차기 사장 후보 1순위로 여겨왔습니다.

또 그만큼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기에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했을 당시 의전을 담당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조선소 출신의 내부 인사라는 점에서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전문성이 떨어진 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지적입니다. 전임인 이성근 사장도 대우조선의 엔지니어 출신이었고, 박근혜 정권 당시 선임된 정성립 사장 또한 내부 인사입니다. 게다가 두 사장 모두 조선소장 출신으로, 박두선 사장의 이력과 거의 비슷합니다.

현대중공업으로 매각이 무산되면서 갈 길이 바빠진 대우조선입니다. 외부 인사 영입으로 내부 파악에 시간을 소요하는 것 보다 내부 사정을 이미 잘 아는 이를 통해 회사를 빠르게 회생 시키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정치적인 논리야 늘 그래왔다 치더라도 이를 앞세워 민간 기업의 인사까지 관여 하는 건 명백한 월권이자 인사 개입입니다. 40년 조선업 배테랑을 '알박기 인사'로 폄훼해서도 안되고요. 지금은 니편, 내편을 가를 때가 아닙니다. 박 사장의 리더십 안에서 대우조선이 하루 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틀을 만들어 주는 게 현 정부와 새 정부의 역할입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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