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케미칼 "쌍용차 인수 검토중" 참전의사 밝혀첫 M&A 경기화학, 6개월 만에 흑전···연간 30% 성장 매년 1사씩 인수한셈, 금융·교육·유통 등 사업다각화동부제철로 철강사업까지···쌍용차 시너지효과 기대
몇 차례 주인이 바뀐 쌍용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한 2020년 6월 매물로 나왔다. 법정관리 상태이던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매입잔금을 납입하지 못했고, 결국 계약은 해지됐다.
곽 회장은 극심한 경영난으로 존폐위기에 놓인 수많은 기업을 흑자기업으로 회생시킨 화려한 이력을 갖추고 있다. 기업인 이전의 곽 회장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1959년생인 곽 회장은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상고를 졸업한뒤 건설회사 경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KG그룹 모태는 국내 최초의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지만, 사업가로서의 곽 회장의 역사는 더 오래됐다. 곽 회장은 1985년 동업자와 건설플랜트업체인 '세일기공'을 세웠다. 이 회사에서 밑천을 마련한 곽 회장은 지분을 정리했고, 2003년 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이던 경기화학을 인수했다. 사실상 곽 회장의 첫 번째 M&A였다. 당시 비료산업이 사양화 추세를 걷고 있던 만큼, 곽 회장의 선택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곽 회장은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사명을 KG케미칼로 변경했고 "수익성 위주의 첨단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곽 회장은 취임 6개월 만에 KG케미칼을 흑자전환시켰고, 매년 20~30%의 고성장을 이뤄냈다. 인수 전 1341억원에 수준이던 연간매출은 지난해 4조9315억원으로 37배 가량 뛰었다.
곽 회장은 1년에 1번 꼴로 M&A를 단행하며 사세를 불려나갔다. 대표적으로 ▲2005년 시화에너지 ▲2008년 옐로우캡 ▲2010년 에코서비스코리아, 골드파로스 ▲2011년 이니시스, 모빌리언스 ▲2013년 웅진패스원 ▲2017년 KFC ▲2019년 동부제철 ▲2020년 할리스커피 등이 있다. 위니아와 동양매직, 한국맥도날드, 웅진식품, 다나와처럼 인수전에 도전했지만 무산된 기업도 적지 않다.
KG 약자 'Korea Green'(코리아 그린)에서 엿볼 수 있듯, 초반 M&A 전략은 '친환경'과 '시너지'였다. 두 번째 인수 기업으로 열병합발전업체인 시화에너지(현 KG에너지)가 낙점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G에너지는 시화공단 내 공장들에 전기와 스팀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업체인데, 곽 회장이 과거 세일기공에서 발전설비업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유리했다.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에코서비스코리아 인수 역시 기존 에너지 사업 강화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이뤄졌다. 두 회사는 2011년 합병해 KG ETS로 공식 출범했다.
택배회사 옐로우캡을 인수한 배경에는 KG케미칼이 보유한 부천 공장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케미칼 사업의 경우 물류부분의 비중이 큰 만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봤다. 2015년과 2017년에는 동부택배, KGB택배를 연달아 사들였다. KG옐로우캡 택배서비스에 수반되는 결제대행(PG)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008년 KGTG를 계열사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곽 회장은 그룹 덩치를 키우며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여러 신사업에 진출했다. 2010년 인수한 골드하로스는 자회사로 언론사 이데일리와 펀드평가사 제로인, 채권 관련 정보 업체 코리아본드웹을 뒀는데, KG그룹은 자연스럽게 언론업과 금융서비스업을 영위하게 됐다. 곽 회장의 '시너지 전략'은 여기서도 발휘됐다. 이듬해 전자상거래 결제대행 업체인 이니시스를 인수했고, 이니시스 계열 모바일 결제서비스 업체 모빌리언스까지 품었다. 자격증 및 취업관련 교육분야 업체인 웅진패스원를 통해 교육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식음료 사업도 과감하게 추진했다.
곽 회장의 결단력이 돋보인 것은 동부제철(KG스틸)이다. KG스틸은 2014년 경영난이 가중되며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고, 2015년부터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계열사 패키지 딜, 당진 전기로 분리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KG그룹은 2019년 3600억원을 들여 최종 인수를 결정했고, KG스틸은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KG그룹은 동부인천스틸을 흡수합병해 물류비와 시스템 중복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했고, 만성 적자이던 강관사업부를 매각했다. 또 강골 구조사업인 건재사업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리해 수익성을 다졌다. KG스틸은 각고의 노력 끝에 흑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3548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176% 성장한 성적표를 받았다.
곽 회장은 KG그룹을 약 20년 만에 화학, 물류, 에너지, 정보기술(IT), 금융, 교육, 미디어, 식음료, 철강 등의 부문에서 총 29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다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KG케미칼과 KG스틸은 쌍용차로부터 일부 부품대금을 받지 못한 채권단이다. KG그룹이 자동차 차체와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을 제조한다는 점에서 두 회사간 상호 연관성이 존재한다. 쌍용차가 KG그룹 소속이 된다면, 양사는 각각 안정적인 수요·공급처 확보가 가능하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squashkh@naver.comnewsway.co.kr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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