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간배당 301억원, 순이익 증가분 고스란히 CJ 154억원, 오너4세 이선호·경후 남매 46억원 챙겨승계 자금줄 역할, 올리브영 상장 후 실탄 확보 속도 낼 듯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2021회계연도 중간 배당금으로 301억원을 지급했다. 1주당 배당금은 2780원이며 배당률은 556%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31.7%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이 배당을 실시한 것은 1년 반여 만이다. 2019년 11월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분할 후 처음으로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당 57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2019회계연도 배당총액은 57억원이며, 2020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중간 배당으로 책정한 금액이 한 해 순이익 증가분(361억원)과 맞먹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CJ올리브영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글로벌 실적이 나란히 성장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성적을 거뒀다.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192억원, 1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3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1.4% 늘어난 950억원이다.
견고한 실적에 힘입어 이익잉여금도 순조롭게 늘었다. 작년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이익잉여금은 1279억원으로 전년(638억원) 대비 2배 증가했다. 이 중 배당 재원이 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925억원이다. 2019년 말 91억원에 불과했던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2년 새 10배 넘게 불어났다.
CJ그룹의 승계 핵심 계열사로 거론되는 CJ올리브영은 연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작년 말 기준 CJ가 지분 51.15%을 소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이어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22.56%),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11.04%), 이재환 CJ 전 부회장(4.64%),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4.21%) 순이다.
이 같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지난해 CJ는 중간 배당금으로 154억원을 수령했다.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경영리더는 각각 33억원, 13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CJ올리브영이 이들 남매에게 지급한 배당금만 총 46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CJ그룹 오너 4세들이 확보한 배당금으로 2020년 4월 이 회장으로부터 CJ신형우선주를 증여받을 때 부과된 증여세(약 600억원)을 내고, 향후 CJ지주의 신형우선주나 보통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지주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 ENM 등 그룹 계열사가 지급한 배당액도 적지 않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지주에서 44억원, CJ ENM에서 2억원 등 46억원을 받았다. 누나인 이경후 경영리더는 CJ지주에서 32억원, CJ제일제당에서 1억원, CJ ENM에서 1억원 등 34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향후 CJ올리브영 상장 역시 승계 재원 마련에 힘을 보탤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경영리더는 지난 2020년 말 CJ올리브영의 프리IPO 과정에서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해 각각 1018억원, 391억원을 확보했다.
이들 남매는 현재 CJ의 신형우선주인 CJ4우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다. 연내 CJ올리브영 상장이 마무리되면 보유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인 CJ 지분 확보에 필요한 실탄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경영리더의 작년 말 기준 CJ4우 지분율은 각각 26.21%, 24.87%다. CJ4우는 발행된 지 10년이 되는 2029년 3월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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