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의 초대 4강 주재 대사에 '커리어 외교관'이라 불리는 직업 외교관이나 전문 학자를 기용, 주요국 외교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조 주미대사 내정자와 장 주러대사 내정자는 각각 외무고시 14기, 16기인 정통외교관 출신이다. 윤 주일대사 내정자와 정 주중대사 내정자는 각각 한일관계, 미중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학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함께 발표된 황준국 유엔대사 내정자도 장 내정자와 외시 동기인 직업외교관이다.
이들 중 윤 내정자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과정에서 자체 싱크탱크 격인 정책자문단에 참여해 초기부터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모으고 공약 수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내정자와 정 내정자는 개인적 인연도 있다. 황 내정자는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았고 정 내정자는 대통령과 충암고 동창이다.
4강 대사를 직업 외교관과 학자로만 채운 것은 측근 정치인을 중용하던 기존 관행과 결을 달리한다.
직전 문재인 정부 때도 첫 미중일러 주재 대사에 비외무고시-비외교관 출신이 포진했다.
당시 노영민 주중대사와 우윤근 주러대사는 정치인 출신으로 문 전 대통령의 핵심그룹이었다. 조윤제 주미대사와 이수훈 주일대사는 학자 출신이었다. 조 대사의 경우에만 주영대사 경험이 있었다. 조 대사의 경우 대선 기간 정책 캠프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싱크탱크 국민성장 소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새롭게 임명된 주요국 대사 3명 중 안호영 주미대사는 정통 외교관이었고 권영세 주중대사는 정치인이었다. 이병기 주일대사는 직업외교관 출신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 멤버로 꼽혔었다.
지난 정부에서 주요 4개국과의 관계가 후퇴하거나 악화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핵 위협과 미중 갈등 격화 등 외교 난제가 많은 상황에서 풍부한 협상 경험과 각종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양국 관계 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직업 외교관이나 학자가 4강 대사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인선에 대해 "전문가들을 발탁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대사 인선을 반면교사 삼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반면교사를 삼았다고 말할 순 없다"며 "대통령이 오늘 아침 (출근길에) '우리 정부의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발굴·배치하는 것'이라 말했듯이 가장 최적임자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4강과 유엔 대사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다른 공관장 인선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